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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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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는 '늘고' 수입은 '줄고'

사회, 유아·초등

이혜정 기자 | 2012. 08. 23

[앵커멘트]
EBS 저출산 보고서, < 정부만 모르는 저출산의 비밀 > 마지막 순섭니다.
임신부터 출산까지, 그리고 아기 예방접종에만 천만 원이 드는,
말 그대로 출산비용 천만 원 시댑니다.
 EBS에선 어제까지 그 비용을 따져봤는데요,
아이 하나 낳고도 이렇게 나가는 돈이 많은데,
정작 가정의 수입은 반토막이 나기 일쑵니다.
저출산 문제를 취재한 이혜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리포트]

용경빈 : 병원비 같은 출산비용만으로도
그렇게 많은 돈이 드는데, 사실 식구가 늘었으니
입고 먹는 데 드는 돈까지 합하면, 더 많겠지요?
 
이혜정 : 물론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건 분명, 축복할 일입니다.
그러나, 식구가 늘면서 지출은 곱절이 되는데,
수입은 반으로 줄어드는 게 문젭니다.
먼저, 수인이네 집으로 가보시겠습니다.
 
 
19개월 딸을 둔 수인이 어머니는,
대기업에 다니는 이른바 워킹맘입니다.
 
수인이를 낳고는, 3개월의 산전후휴가를 사용했습니다.
 
문제가 생긴 건 석 달 째 급여를 받았을 땝니다.
 
월급이 반 토막 난 겁니다.
 
인터뷰: 김혜영 / 서울 잠실동
"당연하게 그냥 세 달은 원래 법정휴가니까
그냥 받겠거니 싶었는데, 정부보조금만 들어와서 약간 의아하다고 해야 하나…"
 
최근 수인이에겐 동생이 생겼습니다.
 
엄마가 회사에 간 동안에는
할머니가 수인이를 돌봐주고 있지만,
동생까지 태어나면,
엄마는 꼼짝없이 육아휴직을 써야합니다.
 
문제는 수입.
 
육아휴직 기간엔
최고 100만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평소 월급에 맞춰 생활하던 수인이네로선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혜영 / 서울 잠실동
"애 둘 낳고 생활할 걸 생각하니까, 좀 쉬는 쪽보다는
그렇게 압박을 받게 되면, 일을 다시 빨리 회사로
돌아가는 쪽도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이혜정 : 우리나라의 법정 산전후휴가,
그러니까 출산휴가는 90일입니다.
 
사업주가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그런데, 산전후휴가 90일 가운데,
60일은 유급이지만, 30일은 무급입니다.
 
만약 한 달에 4백만 원을 받는 여성이,
산전후휴가를 쓸 경우,
첫 두 달은 정부 지원금으로 최고 135만 원이 나오고,
차액 265만 원은 사용주가 부담하지만,
셋째 달은 최고 135만 원의 정부지원금만
나올 뿐입니다.

휴가는 의무인데, 회사의 급여지급은
의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고 나면,
가계부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좁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제도는 어떨까요.
 
김재천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먼저 외국의 산전후휴가 제돕니다.
 
영국이 52주, 체코가 28주, 아일랜드는 26주입니다.
우리나라는 90일, 13주가 조금 안되는데요.
 
우리나라보다, 산전후휴가가 짧은 나라는,
멕시코와 뉴질랜드, 미국 정도입니다.
 
산전후휴가급여를 볼까요.
 
자료가 공개된 OECD 24개국 가운데
최고 100%를 보전해주는 국가가, 11개국이고,
7개국은 70%이상 보전해줍니다.
 
다음은 육아휴직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휴직기간 1년에,
급여는 통상임금의 40%,
최고 100만원까지 지원이 되는데요.
 
국가마다 기간은 다르지만,
북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소득의 8~90% 수준을,
많게는 100% 보전해주기도 합니다.
 
물론 미국과 영국, 호주의 경우,
급여는 따로 없는데요.
 
미국의 출산율은 2.07명, 영국은 1.86명,
호주는 1.85명으로 선진국 평균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1.24명에 불과한 세계 최저출산국인 우리나라와는
사정이 다르단 얘깁니다.
 
 
 
 
이혜정 : 그래도, 수인이 어머니처럼,
수입이 확 주는 걸 감수하고라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출산과 함께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태반인데요.
이럴 경우, 가정경제는 휘청일 수 밖에 없습니다.
효준이네 사정을 취재했습니다.
 

 
 
효준이와 효찬이는 5살, 3살 형제입니다.
 
엄마는 임신과 함께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매달렸습니다.
 
아이들이 제법 자라 말귀를 알아듣고,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엄마의 육아부담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최근 효준이 어머니는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자막: 영상취재 이재명 편집 나수연
아버지의 홑벌이로는
두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그러나, 취업이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신은아 / 서울 남가좌동
"제가 결혼하기 전에는 병원에서 일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아기를 낳고,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주부가 되니까, 또 나이도 있고, 주부니까 아무래도
이제 젊은 사람들을 더 선호하니까, 일하기가 힘들죠."
 

 
 
이혜정 : 문제는 효준이네 사정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란 겁니다.
 
외벌이 가정의 대부분이,
특히 아이가 둘, 셋이다 보면,
돈 한 푼이 아쉬운 게 우리 가정의 현실입니다.
 
어른들 말대로,
'나가는 구멍은 있어도 돈 들어올 구멍이 없는' 겁니다.
 
유나영 : 이렇게 아이를 낳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걸 '베이비푸어'라고 하지요.
이기자도 지금, 임신 중이지 않습니까.
어떠신가요.
 
이혜정 : 네 당장 다음주면, 임신 9개월에 접어듭니다.
제가 임산부가 되고 보니, 저 역시 베이비 푸어의
공포를 벗어나긴 어려운데요.
 
당장, 지난 8개월 동안에만
병원비로 100만원 가까이가 들었고,
이후 출산과 산후조리에도
더 큰 돈이 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이를 낳는 기쁜 일을
돈에 비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 정도 병원비야 감수할 수 있지 하는
생각도 들 겁니다.
 
그런데 만약 이게 출산이 아니라,
질병이라도 그럴까요?
 
열 달 동안 매달 진료를 받고,
병원비와 수술비로 수백만 원이 드는 질병이었다면,
아마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너무 힘들었을 겁니다.
 
용경빈 : 그렇게 비교해보니까,
출산비용 정말 만만치 않네요.
앞으로, 육아에 드는 비용은 더 걱정일 텐데요.
최소한 낳는 데 드는 부담은 덜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이혜정 : 우리는 고가의 명품 유모차 같은
유아용품을 사주자는 게 아닙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저출산, 저출산' 노래만 부르지 말고
아이 낳는 데만큼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는 얘깁니다.
 
용경빈 : 이혜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혜정 기자 eduberry@ebs.co.kr /EBS NEWS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