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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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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회계직 6편 - ‘유령’에서 ‘동료’로

사회, 교육, 유아·초등, 중등

오승재 기자 sjo@ebs.co.kr | 2011. 12. 09

[앵커멘트]

어제까지 사흘에 걸쳐 학교 회계직원들의 열악한 처우와 
그에 따른 교육 질 저하 등 부작용도 짚어봤습니다.
또 관계 당국의 정책 의지가 실종되면서 
이러한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는데요.
정책 의지는 결국 인식의 전환이 없이는 생겨날 수 없습니다.
오승재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달 정부와 여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안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골자는 비정규직의 이른바‘사실상 정규직 전환’과 각종 수당 신설,
하지만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게 현장의 반응입니다.

2년 이상 근무하면 무기 계약으로 전환해준다는 내용은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던 것입니다.

인터뷰: 박금자 위원장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2년을 근무하게 되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이 됩니다. 
그걸 국가에서 정규직이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특히 학교 회계직의 경우‘사실상 정규직’으로 표현된 
무기 계약자들도 언제든 해고를 당하는 상황에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는 셈입니다.

15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학교 회계직의 임금을 3.5% 인상하고, 
직무 수당도 신설하기로 한 교과부의 안도 실속이 없기는 마찬가집니다.

고용형태 전환이나 정원관리 등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는 게 없습니다.

인터뷰: 이태의 본부장 / 공공운수노조 전회련 본부
"3.5% 인상안은 공무원이 오르면 당연히 저희도 따라 오르는 것입니다. 
그것을 마치 저희를 챙겨주듯이 포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제대로 시행될 지도 의문이라는 겁니다.

소요 예산 1500억 원은 별도로 지원되는 게 아니라
교육청이 자체 예산에서 편성하도록 권고를 한 것일 뿐

재정 여건이 어려운 교육청의 경우 시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고,
그렇다고 이를 강제할 방법도 없습니다.

인터뷰: 교과부 관계자
"(예산이) 추가로 지원되는 건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국가 차원의 국고를 지원하지 않고, 현재도 인건비 부분은 자치단체인 교육청에서 
부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교과부는 교육 자치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교육청에 떠넘기고,
교육청은 효율성이라는 이유로 일선 학교에 다시 떠넘기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교육청 관계자 
"그걸(교육감 직고용을) 하게 되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조직을 
또, 새롭게 크게 그걸 정원을 관리하는 부서가 생겨나야 돼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학교는 예산과 행정의 효율성 못지않게 
공공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더욱이 이 효율성이라는 논리는 교사나 
정규직원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기간제 교사도 교육청 차원에서 관리가 이뤄지고,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해고 위협도 정규직 교사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결국 교사에게는 공공성을, 회계직에게는 효율성을 들이대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겁니다.

인터뷰: 이공희 교수 / 노동행정연수원
"효율성을 적용하기 위해선 동일하게 교사나 공무원, 민간인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민간인 근로자에게만 
효율성을 강요하는 것은 약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학교 회계직에 대한 일선 교육 현장의 인식 개선도 뒤따라야합니다.
회계직과는 워크숍을 같이 가지 않는다는 교사들도 있습니다. 

학교 평가에서 성과금이나 상금을 받아도 회계직원들은 배제됩니다.

인격적 무시와 차별이 문제가 돼 일부 교육청에서는 호칭만이라도 
선생님으로 부르라는 공문까지 내려 보냈을 정돕니다.

인터뷰: 회계 직원 
"그래서 우리가 유령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우리는 거기(학교)에서 완전히 유령 같은 존재다"

인터뷰: 회계 직원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학교 교직원인가 싶기도 해요."

취재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찬성하는 교사는 
35%, 호칭을 선생님으로 부르는 데 동의한 교사는 25%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박재범 연구원 / 산업노동정책연구소
"그 사회에 발전의 척도를 가늠하는 것이 보통 교육 현장이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실질적으로 교육받으면서 미래의 이 사회를 책임질 곳이 
바로 아이들의 교육 현장이거든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학교 회계 직원들도 
자신의 위치에서 아이들의 교육에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전문성을 인정하고 동료로 받아주는 것이 이들의 사명감을 되살려주는 길이며
이것이 결국 우리의 자녀들에게 좋은 일일 것입니다.

ebs 뉴스 오승재입니다.
오승재 기자 sjo@ebs.co.kr sjo@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