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뉴스

공유 인쇄 목록

학교 회계직 3편 - 기형적 고용구조

사회, 교육, 유아·초등, 중등

박용필 기자 | 2011. 12. 07

[앵커멘트]

어제 조리원을 비롯한 학교 회계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를 보도해드렸는데요.
이들의 열악한 처우는 무엇 때문이며
또 그에 따른 문제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늘은 회계직 노동자들을 옥죄는 기형적인 채용 구조와
그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박용필 기잡니다. 








[리포트]

한 학교의 회계직 취업규칙입니다.

업무 분장은 학교측이 정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해고 규정을 살펴보면 명령에 불복종 했을 경우와 같은 
애매 모호안 규정이 들어있고,

재정상의 이유로도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하도록 돼 있습니다.

결국 온갖 허드렛일을 시키는 것이 당연해지고
당사자들은 해고가 무서워 항의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인터뷰: 학교 회계 직원 
"(초과 근무 수당을) 4시간 까지만 지급을 하는 거예요. 
사실 활동만 해도 하루에 19시간이에요. 말이 되나요."

초중등교육법이나 교원지위에 관한 법률 등 
교육관련법 어디에도 이들에 대한 규정이 없는 상태,

때문에 취업규칙은 교과부나 교육청이 아닌 
개별 학교가 자체적으로 만들고, 채용도 학교장이 직접 합니다.

결국 노무나 인사 관리에는 문외한인 교사들이 
취업규칙을 만들고 운용하다보니 제대로 된 인사 관리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교육청 관계자 
"이런 일(노무 관계 문의가)이 있으면, 노무사 분들 알아 보셔서 찾아서 하시라고, 
(학교장들에게) 그렇게 안내를 하죠."

인터뷰: 권두섭 / 변호사 
"굉장히 간단한 부분인데도, 그런 부분 까지도 
위반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런 실정이니 회계직원에 대한 정원 규정조차 없습니다.

어느 분야에 몇 명의 인력을 채용할지 
또는 감원할지는 순전히 학교장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인터뷰: 학교 회계 직원 
"무기 계약을 시켜줘야 되는 시점이어서, 
저는 꿀, 토종 꿀, 다른 분들 같은 경우는 버섯…"

"다른 회계직 분들도 다 그렇게 (학교장에게) 선물을 하신 거예요?" 

"다 했죠. 네."

정원 규정이 없다보니 인건비 예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학교 운영비에서 일정 부분을 
그때그때 지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직원 수를 줄이는 상황도 부지기수입니다.

인터뷰: 회계직 사서 
"‘과학을 중요시하는 관리자분이다. 그래서 과학을 뽑는다’ 
그러면 ‘야 사서 안 되겠다. 인건비가 없으니까, 어떻게 하냐. 너 나가라’ 그러면 
제가 아무리 무기 계약이래도…"

결국 사업비나 기타 예산에 떠밀려 
회계직원들의 임금은 최저 수준에 머물게 되고, 시간이 지나도 오르지조차 않습니다.

이 때문에 회계직원 가운데 비교적 임금이 높은 영양사조차도
같은 일을 하는 영양교사에 비해 10년 차에는 절반, 
20년차에는 3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연봉을 받습니다.

이들의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지는 다른 공공기관의 
비정규직과 비교를 해보면 더욱 확연해집니다.

행정안전부와 고용노동부 등의 계약직 근로자의 경우 
이들의 정원이 별도로 관리돼 마음대로 해고를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업무와 처우 승급 등의 규정도 매우 체계적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또 연차에 따라 연봉이 오르는 호봉제도 정규직에 준하는 수준입니다.

학교장이 채용과 업무분장, 정원 등을 
마음대로 정하는 학교 회계직과는 천지 차이입니다.

현재 학교 회계직은 전국적으로 13만 여명,
전체 학교 종사자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안정적이고 복지가 잘 갖춰진 직장 가운데 
하나로 인식돼 있는 학교이지만 직원 가운데 4분의 1에게는 
오히려 가장 열악한 직장입니다.

ebs 뉴스 박용필입니다.


박용필 기자 phil@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