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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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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회계직 2편 - 학교 회계직을 아시나요

사회, 교육, 유아·초등, 중등

오승재 기자 | 2011. 12. 06

[앵커멘트]

열악한 처지에 놓인 학교 노동자는 
비단 조리원 뿐만이 아닙니다.
조리원은 학교 회계직원이라 불리는 
비정규직 가운데 하나인데요.
학교 회계직원 이라는 이름의 다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비슷한 처집니다.
오승재 기잡니다.







[리포트]

떡을 꺼내 접시에 담고 쟁반에 담아 교사 책상으로 배달합니다.
다시 돌아와 또 떡을 꺼내고, 또 다른 교실로 달려갑니다. 

오전 내내 떡 배달을 하고 있는 이 사람은 
이 학교의 교무 보조원,

공문 발송과, 각종 서식 작성 등 
교무실의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과 시간에는 오히려 차심부름이나, 과일 깎기,
심지어는 교사 자제의 청첩장을 대신 만들어 주느라 본연의 업무를 위해서는 야근을 해야 합니다. 

인터뷰: 교무 보조원 
"뭐 부침개 (부치는 것 까지도) 시켜먹고, 
그래서 학교라기보다는 가정부라는 느낌?"

한 학교의 현장 학습. 

장애 학생 6명을 포함해 160여 명의 학생들이 
천방지축으로 날뛰고 있지만 아이들을 챙기는 어른은 단 한 명, 특수교육 지도사 뿐입니다.

특수교육지도사의 업무는 특수교사를 보조해 장애학생의 교습과 
관리 수발 등 맡는 것,

하지만 정작 특수교사는 아예 현장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다른 담임교사들도 구경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장애학생 수발은 물론 일반 학생들의 관리 감독까지도
모두 특수교육 지도사에게만 떠넘겨진 겁니다.

인터뷰: 장애 학생 학부모 
"나는 당연히 저기하신 줄 알았더니,(현장 학습 나가는 걸) 모르고 계시니까,
내가 또 거기다 (특수 교사에) 대고, 나만 총대 메고 왜 (현장 학습) 안 나가세요.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교무보조원과 특수교육 지도사는 조리원과 마찬가지로 학교 회계직원 가운데 하나,

이들 외에도 과학 실험원과 전산실무원 그리고 
도서관 사서까지, 대략 33가지의 직종이 있는데
학교 회계에서 인건비가 지출되기 때문에 회계직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원래 교습과 행정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생겨난 직종이지만 
실상은 이처럼 교장이나 교사의 하인이나 다름이 없을 정돕니다.

인터뷰: 전산 실무원
"학교에서 전기로 동작되는 제품은 우리가 다한다. 하다 못 해 
커피포트가 고장 나도 전산이 한다."

인터뷰: 특수교육 지도사
" ‘쓰레기통 치워’ 하면 해야 된다니까요. 
제가 그 단어를 직접 듣고, 너무 충격 받아서 정말 이일을 해야 되나…"

그러나 이들을 진짜 힘들게 하는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고용불안입니다.

지난 달 초 경기도의 한 학교는 재정상의 이유로 
무기 계약직 회계직원 3명 가운데 1명을 감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자를 스스로 결정하라고 당사자들에게 통보했습니다.

인터뷰: 김00 / 회계 직원
"사람이니까 감정이 있었겠죠. 
누가 그만둬야 되지? 쟨가? 난가?"

회계직원은 2년간 근무하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해주는 게 원칙이지만
2년이 넘기 전에 계약해지를 당하는 경우가 절반이 넘습니다.

그나마 무기 계약직이 된다 해도 
이처럼 언제든지 해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취재진이 회계직원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1%가 해고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행정사무업무의 경우 근속 기간이 3년이 넘는 
회계직 노동자가 전체의 37% 밖에 안 됩니다.

교육에 이바지 한다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자기의 자리를 지키는 학교회계직원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환경은 그 자부심을 지키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해 보입니다.

ebs 뉴스 오승재입니다.

오승재 기자 sjo@ebs.co.kr /EBS NEWS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