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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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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회계직 1편 - 고달픈 급식 조리원

사회, 교육, 유아·초등, 중등

박용필 기자 | 2011. 12. 06

[앵커멘트]

올 한해 학생인권과 교권에 관한 논란들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는 학생과 교사만 있는 건 아닙니다.
상당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생과 교사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데요. 
과연 이들의 권리는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요?
EBS는 오늘부터 나흘 동안 이들의 실태를 집중진단 합니다.
우선 학교 급식의 주역, 조리원들의 처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박용필 기잡니다.








[리포트]

오늘 점심시간까지 볶아야 할 오징어는 300kg.

삽으로 1시간 30분 동안 끊임없이 휘저어야합니다.

280kg의 쌀을 비롯해 어마어마한 양의 각종 식재료를
쉴 새 없이 씻고 썰고 버무리고,

한 개 당 20kg에 육박하는 밥솥 42개와
식기 반찬통 등을 식당으로 옮기는 것까지 3시간 안에 끝마쳐야 합니다.

배식 후 식판 1300개를 비롯해 4천여 개의 식기와 
조리 기구를 씻고 바닥 청소까지 끝내면 오후 2시 30분,
하지만 3시부터 다시 저녁 급식 준비에 들어갑니다.

하루 12시간 동안 단 30분을 쉬며 이들이 들어 올리는 무게는 1인 당 8.5톤,
1톤 트럭 8대 분량의 무겝니다.

인터뷰: 조리원 
"아침에 손이 안 펴져요."

인터뷰: 조리원 
"토요일마다 하루 종일 누워있어요. 그 정도로 힘들고…"

이렇게 일을 하고 한 달에 받는 돈은 고작 80~90만 원 선,
근무한 지 1년이 됐든 10년이 됐든 똑같습니다.

인터뷰: 조리원 
"19년차 된 사람조차도 (월급이) 100만 원이 안 돼요."

생계유지가 제대로 될 리 없습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부업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
주말도 없이 계속되는 중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조리원 
"하루 종일 24시간 일해도 그 자리구나. 
비애감도 많이 느끼고, 자괴감도 많이 느끼고, 원래 이런 거 아니었는데…"

이러다보니 몸이 성한 사람이 드뭅니다.

조리원 87%가 근 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고,
위험요소가 많은 조리실 노동 환경 상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경우도 60%에 달합니다.

인터뷰: 조리원 
"(어깨가) 석회화되면 딱딱해지거든요. 
그래서 병원 가니까 투석기가 있는데, 한 번 사용이요. 
보험이 안 돼서 20만 원이에요." 

하지만 산재처리를 받은 경우는 10%에 그칩니다.

결국 알아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동료들과 학교 측의 눈치가 보여 병가조차
마음대로 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조리원들의 1년 평균 병가나 휴가 사용 일수는 
기껏해야 이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조리원 
"정말 아주 어디가 딱 부러져서 못 일어나지 않으면 나와야 해요."

몸이 부서지는 고통과 생활고,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부당한 지시나 인격적 모멸을 감수해야합니다. 

교장과 교사의 심부름은 물론 영양교사의 빨래나 
사무실 청소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삽니다.

인터뷰: 조리원 
"손세탁해서 다림질까지 해 달라."

인터뷰: 학교 직원 
"점심시간에 (조리원들 보고) 식판을 가지고, 
점심을 교장실까지 가져오라는 얘기가 있어요."

아이들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는 조리원들,
하지만 그 대가는 골병든 몸과 생활고, 그리고 자괴감뿐입니다.

인터뷰: 조리원 
"아이들한테 상당히 미안한 부분이 정말 정성을 다해서 해야 되는데, 
정신적으로까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못한다는 거…"

ebs 뉴스 박용필입니다.


박용필 기자 phil@ebs.co.kr /EBS NEWS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