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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선생님이 있어서 외롭지 않아요'

교육, 평생

권오희 작가 | 2019. 11. 07

[EBS 저녁뉴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의 수가 3만 3천여 명을 넘어서면서, 탈북 청소년들의 수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북 청소년들은 달라진 환경과 기초학력 부진으로, 한국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오늘 <뉴스인>에서는 탈북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이들을 위한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남현욱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지난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남현욱 선생님이 달려간 곳은 다름 아닌 한 탈북학생의 집입니다.

 

남 선생님은 매주 주말 이곳을 찾아, 탈북학생인 은희(가명)의 영어공부를 돕고 있는데요.

 

한국에 온지 이제 겨우 1년.

 

교과과정은 물론, 아직은 한국 사회의 모든 것이 생소한 은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인터뷰: 남현욱 파견교사 / 통일부 하나원 하나둘학교

"처음보다 한국말이 많이 늘었고, 그리고 저한테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한테 대하는 태도도 많이 밝아졌고, 그런 것들 보면서 그래도 ‘얘 속도에 맞춰서 성실하게 잘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도 직장 잡으신다고 되게 바쁘고 어린 동생도 있고 한데, 그 가운데서 자기 속도에 맞춰서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죠."

 

문화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기초학력의 차이, 팍팍한 현실 등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탈북 학생들.

 

낯선 땅에 발을 디딘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은 지속적으로 마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인터뷰: 남현욱 파견교사 / 통일부 하나원 하나둘학교

"결국은 시간이 다 해결해주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이 아이하고 얼마나 시간을 보내느냐, 그게 공부든 잡담이든, 노는 것이든 간에 시간을 얼마나 쌓느냐에 따라서 신뢰도 같이 쌓인다고 생각이 들어요."

 

일반 고등학교에서 십여 년 넘게 영어교사로 근무했던 남 선생님은 지난 2017년, 탈북민들의 정착을 돕는 ‘통일부 하나원’의 ‘하나둘학교’에서, 파견교사 근무를 시작하게 됐는데요.

 

인터뷰: 남현욱 파견교사 / 통일부 하나원 하나둘학교

"(내가) 교사로서 살아도 될까라는 의문을 품게 할 정도였던 상황들이 있었는데, 이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 이게 교사지, 이게 교사하는 맛이지 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됐고... 감사할 줄 아니까, 조그만 것만 해줘도 감사하다고 눈물 흘리고 이런 애들이니까, 그런 것 때문에 하는 것 같아요. 일반 대한민국 아이들을 가르칠 때와는 다른 보람들이 있는 거죠."

 

담당 교과인 영어학습뿐만 아니라 진학 지도와 멘토링 등을 꾸준히 함께 하며, 하나원 수료 이후에도 학생들과 끈끈한 정을 쌓아나가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이런 정성과 보살핌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치유와 성장의 계기가 됐는데요.

 

인터뷰: 남현욱 파견교사 / 통일부 하나원 하나둘학교

“처음에 하나원 수료하고 탈북학생들이 어떻게 살지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학교 다니고 공부하지라는 걱정이 되게 컸는데 1년 지나고 2년 지나면서 자기 삶을 잘 개척하고 성장하는 걸 보면서 얘들이 스스로한테 힘이 있구나, 성장할 수 있는 힘이 있구나,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있구나, 확인하는 것 같아요. 옆에서 마음 놓이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리고 학생들의 변화는, 다시 선생님의 힘과 보람이 되고 있습니다.

 

이 낯선 사회에 어떻게든 적응해야 하는 탈북 학생들의 분투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늘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는 남 선생님.

 

선생님의 열정과 따뜻한 사랑으로 서로 보듬고 위로하며 지내온 시간들 속에서, 탈북 학생들은 이제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남현욱 파견교사 / 통일부 하나원 하나둘학교

“어떤 한 사람의 삶에 중요한 시기의 한 부분이 된다는 건 되게 괜찮은 기분이죠! 제가 아직 결혼 안 했는데 제 결혼식 때 와서 마음껏 축하해주고 싶은 선생님. 그 정도면 될 것 같아요!”

권오희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