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

공유 인쇄 목록

<뉴스人> 소아마비 딛고 장애 학생들 품은 선생님

교육, 평생

권오희 작가 | 2019. 10. 18

[EBS 정오뉴스]

자신의 신체적 장애를 뛰어 넘어, 지적장애 학생들을 위해 헌신해오고 있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장애를 딛고 사회로 나아가야 할 제자들을 위해, 기꺼이 징검다리가 되어 한결같은 격려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인>에서는,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지닌 학생들을 마음으로 품은 송이호 선생님을 만나봅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시에 자리한 한 특수학교.

 

20년째 교단에 몸담고 있는 송이호 선생님은 이 학교의 유일한 ‘장애인 교사’입니다.

 

이곳에서 전공과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취업을 준비하는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배움에 시간과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한 지적장애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한결같은 격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이호 교사 / 경기 새얼학교

"안타까운 그런 일들, 학교 다닐 때 자살까지 생각했던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지적장애 친구들이나, 저처럼 지체장애나 장애인의 옛날 모습은 똑같았구나. 장애인들의 과거는 비슷하구나. 그러면 잘됐다, 내가 경험해 온 것들을 가르쳐주면 우리 친구들도 나처럼, 세상 속에서 완전히 어우러지는 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평온하게, 재밌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후 11개월 무렵 소아마비 판정을 받은 그는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교사의 꿈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몸으로 ‘교사’라는 직함을 얻기까지는 어느 하나 순탄한 것이 없었는데요.

 

어린 시절, 어머니는 언제나 흔쾌히 자신의 등을 내어주었지만, 사회는 그에게 쉽게 교사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송이호 교사 / 경기 새얼학교

"그래도 저는 특수교육에 대한 미련이랄까, 꿈이랄까 그런 걸 제가 버리지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부업한 돈으로 책도 사고, 친구나 지인들 통해서 전국에 돌아다니면서 이력서 내고... (특수교사로) 채용된 날 기분이, 아마 태어나서 지금가지 살아오면서 손꼽을 정도의 그런 기쁜 날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었죠. ‘엄마 나 새얼학교 선생님이 됐어요.’ 라고 얘기를 했어요. ‘파주에 있는 학굔데, 선생님이 됐어요.’ 라고 했을 때, (어머니가) 전라도 말로 ‘워메 됐다, 이제 나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그 말씀을 제가 듣는 순간 아 나는 그동안 상당한 불효자였구나..."

 

그토록 바라던 교사의 꿈을 이룬 후, 송 선생님은 자신이 경험했던 높은 문턱을 넘어야할 제자들을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함께하고 있는데요.

 

불편한 다리 때문에 전동 스쿠터를 타고 학교 곳곳을 누비는 그의 존재는 이곳 학생들에게 희망 그 자체.

 

인터뷰: 송이호 교사 / 경기 새얼학교

"지금까지 잘 견뎌왔다, 네 아픔을 조금은 안다. 하지만 앞으로 세상에 나가면 더 힘든 일이 있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세상을 안 살건 아니잖아. 그러면 우리는 뭔가를 가져야된다, 능력을 가져야 된다. 그 능력은 선생님이 항상 강조하는 자신감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세상 사람들과, 비장애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은 갖춰야 되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자..."

 

학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생님은 세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차별이 서러워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제자들을 향해 늘 얘기합니다.

권오희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