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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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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job아라> 궁시장, 전통화살의 혼을 잇다

문화, 꿈을 잡아라, 평생

권오희 작가 | 2019. 09. 16

[EBS 저녁뉴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활을 잘 쏘기로 유명하죠. 그 배경에는 긴 세월을 이어져 온 활쏘기 문화는 물론, 우리 활과 화살의 맥을 고집스럽게 지켜온 장인들의 집념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오늘 <꿈을 잡아라>에서는 3대째 전통 화살 제작에 혼을 불어넣고 있는 궁시장 보유자 박호준 선생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인천에 위치한 ‘궁시장 보유자’ 박호준 선생의 작업실.

 

각종 자재와 직접 만든 화살로 가득한 공간에서 장인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두꺼워진 손가락 마디마디와 손바닥의 굳은살이 화살과 평생을 함께 해온 그의 삶을 말해주는데요.

 

인터뷰: 박호준 /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보유자

“내가 이 일을 시작한 건 열 다섯 살 먹어서 중학교 때부터 학교 갔다 와서 일을 하곤 했는데 정식으로 정부기관에 등록이 된 건 70년대 말에 (시작해서) 이수과정을 84년도에 마쳤으니까 60여 년 됐네요. 그런 시기를 지났어요.”

 

궁시장(弓矢匠)은 활과 화살을 만드는 장인을 말합니다.

 

궁시에서 궁(弓)은 활을, 시(矢)는 화살을 뜻하는데요.

 

이 중에서도 화살을 만드는 장인인 박호준 보유자는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47호로 지정되어 3대째 화살제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호준 /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보유자

“할아버지께서 이 일을 하시게 된 건 처음에 활을 쏘다가 ‘이건 내가 만들어서 해야겠다’ 해서 시작했던 것이 한 30년, 그 다음에 아버지가 대를 이어서 제작한 시기는 한 70년, 내가 지금 3대에 걸쳐서 한 60년, 지금 제 아들도 20년이 넘었어요. 그래서 4대에 걸쳐서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요.”

 

하나의 화살이 탄생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은 대나무, 싸리나무, 민어 부레, 쇠심줄, 까투리 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고된 발품을 팔아야만 얻을 수 있는 귀한 재료들이기에, 재료 구하는 것에서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데요.

 

대를 이어 전통 화살을 만들어 온 장인은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비법을 고집스럽게 지켜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호준 /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보유자

“이 모든 것이 시장에서 구입할 수 없는 재료라는 거. 이것을 본인이 직접 구해야 되고 구하는 값도 일정하지 않고. 그래서 지금 이것이 상당히 어려움에 빠져 있고. 그러나 현대적으로 아무리 (제작방법에 대한) 변천사가 있더라도 우리의 경우는 선조 때부터 할아버지, 아버지 이렇게 4대에 걸쳐서 만들어오는 전통에 대한 긍지, 자존심을 이어가는 뿌리라 할 수 있겠죠.”

 

그러나 화살제작 과정의 어려움보다 박호준 선생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이제는 전통화살이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는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호준 선생은 평생 지켜온 사명감과 소신으로 이 일을 이어가고자 하는데요.

 

인터뷰: 박호준 /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보유자

“앞으로도 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우리 후손들한테 전해주고, 전통에 대한 얘기를 내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설명할 수도 없고. 전해 내려오는 얘기로는 통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전하고 싶어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우리의 전통기능을 오롯이 지켜온 장인의 손길에서, 뜨거운 예술혼과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함께 느껴집니다.

권오희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