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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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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기획] 5편 생활동반자' 인정하는 나라 늘지만‥우리는 아직

사회, 평생

이상미 기자 | 2019. 09. 11

[EBS 저녁뉴스]

해외 각국은 생활동반자 제도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제도권 안으로 포용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필요한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어서 이상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프랑스는 지난 1999년, 동거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시민연대계약'인 팍스(PACS)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팍스는 두 성인 간의 계약을 통해 결혼한 부부와 유사한 권리와 의무를 갖게 하는 제도입니다.

 

팍스의 도입은 프랑스 가족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습니다. 

 

6천여 건으로 시작한 팍스는 지난 2017년 19만 4천여 건으로 30배 이상 늘었습니다. 

 

반면 결혼 건수는 29만여 건에서 23만 4천여 건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결혼이 사회적 의무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이 되면서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방식으로 팍스가 자리잡은 겁니다. 

 

이런 변화는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혼한 부부보다 팍스를 맺은 커플 사이에서 더 많은 아이가 태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2006년 2명에 도달한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재훈 교수 / 서울여대 사회학과

"저출산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프랑스나 스웨덴 같은 사례를 보면 그 사회가 사실은 비혼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를 제외한다면 출산율 2.0이 아니라 1.0도 안 되는 수준이거든요. 100명 중에 거의 60명 가까운 아이들이 비혼으로 태어나니까…"

 

프랑스뿐만 아니라 호주와 스위스, 대만 등 '생활동반자' 관계까지 '가족'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4년, 생활동반자법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었습니다. 

 

함께 살면서 서로 부양하는 관계를 맺고 있으면 생활동반자로 부르고,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를 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기존의 가족 제도를 위협한다는 우려로 법안은 발의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입법 시도가 난관에 부딪히면서 지자체마다 조례를 만들어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생활동반자 관계를 인정하는 조례 제정이 공약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종민 부대표 / 정의당

"새로운 사회적인 가족에 대한 인정을 국가적 차원에서 해야 하는데 실제 이런 것을 보장하는 법이 만들어지지 않고, 그러다 보니까 이런 정상가족이 아닌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한 권리와 권한이 하나도 발현되지 못하거든요."

 

정부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보호하고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진 인식개선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

이상미 기자 forest@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