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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기획] 4편 혈연·혼인관계만 가족?‥"가족 범위 확장돼야"

사회, 평생

송성환 기자 | 2019. 09. 11

[EBS 저녁뉴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혈연과 혼인관계만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가족의 탄생 기획보도, 오늘은 법적 가족이 아닐 경우 불이익을 받는 사례들을 살펴보고 시대 변화에 맞는 가족 범위 확장이 얼마나 시급한지 알아봅니다. 송성환 기잡니다. 

 

[리포트]

 

현재 법률에서 인정하고 있는 가족의 범위는 민법 779조에서 정한 배우자와 형제자매, 직계 혈족 등입니다.

 

가족정책의 기반인 ‘건강가정기본법’ 역시 가족을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단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종 정책과 사회보장제도는 이같은 '가족'의 정의에 따라 설계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순남 소장 / 가족구성권연구소

"고용 정책, 연금 정책, 그 다음에 돌봄 정책, 세금 정책, 죽음의 순간까지 장례 절차까지 사실은 이 민법에 규정된 가족의 범주에 기반한 정책이 저희가 조사를 해보니까 거의 한 240개에 (연관돼 있습니다)"

 

내가 누구와 가족인지 여부는 일상의 세세한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법이 정한 가족의 범위에서 벗어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한다거나 연말 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급하게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에서도 수술 동의권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란이 이사장 / 여성생활문화공간비비 협동조합

"우리가 비혼 여성 공동체 구성원 중의 한 명이 아파가지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수술하게 됐는데 실질적으로 우리가 간호도 하고 옆에 있는데 (수술 동의) 사인은 가족이 와서 해야 되는 거예요. 오빠나 부모님."

 

내 집 마련까지 걸림돌도 많습니다.

 

신혼부부 중심의 주거 지원에서 배제되고, 맞벌이나 부부 합산 소득이 인정되지 않아 대출을 받기 어렵거나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 합니다.

 

인터뷰: 안지혜 / 남자친구와 동거 중

"부부여야지 부부합산으로 소득을 계산해서 거기에 맞게 대출을 해준다든가 그게 아니라면 따로 개인과 개인으로 대출을 받으려고 한다면 (어려움이 있어요)"

 

또 자녀가 생기면 사실상 한부모 가정과 같은 상황에 놓여 어쩔 수 없이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비혼 출산율은 40%가 넘는 데 반해 한국에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비율은 1.9%에 그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영정 연구위원 /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가족 형태가) 다양해질 수밖에 없는 지금 상황으로 펼쳐지고 있다면 그런 형태들을 이제 존중하고 어떤 가족 형태든지 소외되고 배제되지 않도록 정책을 잘 구성하는 게 이제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지난해 건강가정기본법의 명칭을 가족정책기본법으로 바꾸고, 누구든지 가족의 형태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서는 아직 논의를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이 정해놓은 ‘가족’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송성환 기자 ebs13@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