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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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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기획] 3편 흔해진 '동거부부' 인식 좋아졌지만‥차별은 '여전'

사회, 평생

송성환 기자 | 2019. 09. 10

[EBS 저녁뉴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의 모습을 조명하는 '가족의 탄생 – 가족을 구성할 권리' 연속보도. 오늘은 동거부부들의 이야기인데요. 세대를 막론하고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동거에 대한 인식도 과거에 비해 개방적으로 변했지만 제도권 밖에서의 각종 차별은 여전합니다. 송성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회사원 안지혜 씨는 남자친구와 6개월째 동거중입니다.

 

교제를 시작하고 6개월 만에 함께 살기 시작했지만 안 씨와 남자친구 모두 결혼할 생각은 없습니다.

 

동거는 상대에 대한 마음만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결혼을 위해선 상대를 사회적인 잣대로 평가할 수밖에 없단 게 안 씨의 생각입니다.

 

인터뷰: 안지혜 / 6개월째 동거 중

"(결혼을 생각하게 되니까) 서로가 얼마나 경제적인 자산들을 가지고 있는지, 서로가 가족이 어떤 사람들인지 이런 부분들이 중요해지기 시작하면서 다음에 연애를 한다면 오히려 결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다른 가정의 형태를 꾸려보고 싶다…"

 

울산에 사는 71세 김복남, 82세 권정수 씨는 매일 아침 손을 꼭 잡고 노인복지관에 갑니다.

 

영락없는 노년의 부부 모습이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12년째 동거하고 있습니다.

 

교제를 시작할 땐 늘그막에 무슨 동거냐며 곱지않은 시선들도 많아 다니던 복지관을 옮겨야하기도 했습니다.

 

오랜시간 서로 아껴주는 모습에 이젠 모두가 두 사람을 보통 부부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복남, 권정수 / 동거부부

"절대 혼자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은 동반자잖아요. 차 마실 사람이 필요할 때 차 마시고 어디 갈 때 같이 가고. 저희도 그래요. 손 잡고도 같이 가고…"

 

젊은 세대부터 노인 세대에 이르기까지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동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통계청의 사회조사에서 결혼하지 않고도 함께 살 수 있단 응답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고, 반대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젊은 세대의 경우 결혼 비용과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부담감이, 노인 세대는 재산 문제나 자식과의 갈등 등이 동거를 선택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인터뷰: 안지혜 / 6개월째 동거 중

"정말 두 성인 남녀가 같이 살고 공동체를 이뤄서 서로의 역할을 분담할 것을 결정하고 약속하고 시작을 하면 되는데, 결혼의 과정에 들어가면서 원래 원가족과의 얽힘들이 일단 발생하고…"

 

인터뷰: 김복남, 권정수 / 동거부부

"이미 벌써 내 나이가 80세 넘었으니까 나를 믿고 그냥 나 따라올 것 같으면 (혼인신고를) 안 해도 되고 해도 되고 굳이 이분도 하자고 얘기하지도 않고 그렇게 지냅니다."

 

동거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지고 있지만, 법적 부부가 아니어서 겪는 차별은 여전합니다. 

 

의료와 연금, 공공주택 지원 등 각종 사회보장 제도에서 소외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인터뷰: 서정민 스페인책방 운영 / 2년 동거 후 혼인신고

"특정한 형태를 만족시키는 사람들에게만 (가족으로서) 혜택을 주는 거니까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다, 예전에 사람들이 상상력이나 상식이 딱 거기에 머물러 있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좀 더 많은 다양한 형태를 보장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점점 보편화되지만 아직 법적,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인 동거부부들을 포용하기 위한 방법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송성환 기자 ebs13@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