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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은의 문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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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은의 문화읽기> 0세를 위한 공연‥베이비 드라마 '영유아극'

문화, 윤성은의 문화읽기, 평생

이영하 작가 | 2019. 08. 05

[EBS 윤성은의 문화읽기] 

유나영 아나운서

연극 같은 공연은 흔히 어른들이 보는 장르라고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최근 0세에서 3세 미만 아이들을 위한 ‘영유아극’이 나와 인기라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 윤성은 문화평론가와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윤성은 평론가

안녕하십니까.

 

유나영 아나운서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베이비 드라마죠. ‘마음의 정원’이 올려 졌는데요. 어떤 공연인가요?

 

윤성은 평론가

보통 우리가 공연장 입장할 때 보면 7세 이하 어린이 입장 불가라든가 이런 공지사항을 보신 분들이 많을 텐데, 아이들의 경우는 0~12개월까지 연령이 제한되어 있는 공연도 있습니다. 관객들은 설치 미술과 움직임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요.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요. 

 

공연세트는 일반적인 미술 공간에서 벗어나서 아기를 위한 시각, 청각, 촉각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무대와 객석이 하나인 공연장은 엄마 자궁처럼 어둡고 따뜻한 느낌을 풍기는데요. 천장엔 다양한 천으로 만든 모빌이 낮게 매달려 있기도하고, 바닥엔 반짝이는 조약돌 느낌의 풍선들이 놓여 있습니다. 

 

두 명 무용수가 반짝이는 의상을 입고 관객들 사이로 춤을 추면서 시작이 되는데요. 심장박동 소리 같은 음악에 맞춰 쿵쿵 발소리를 내고, 새처럼 푸드덕거리며 아이들과 시선을 맞추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처음엔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기어서 무대를 가로지르기도 하고 조약돌 풍선을 입으로 가져가기도 하고 그림자놀이 하듯 헝겊에 비친 그림에 손을 뻗기도 합니다.

 

연출을 맡은 ‘달리야 아신’ 감독은 이렇게 어린 관객들을 위한 공연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이들이 예술을 인지하는 수준이 어른과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그만큼 영유아를 감각이 발달한 인격체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데요. 공연을 보면서 공연을 보면서 부모들 또한 아기들과 같은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지난달에는 국립극단이 <꿈은 나의 형식>, <하늘 아이 땅 아이> 두 편의 영유아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하늘 아이 땅 아이>는 기쁨, 슬픔 등 인간의 7가지 감정을 파스텔톤 쿠션으로 표현하며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공연인데요. <꿈은 나의 현실>은 동화구연처럼 시작해 동물인 곰과 인간인 안나가 우정을 나누는 과정을 보여주는 공연이었습니다. 요즘 아주 관심이 뜨거운 공연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유럽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영유아들을 위한 공연이 발달했다고 하는데요,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장르인 거 같아요.

 

윤성은 평론가

그렇습니다. 유럽에선 이미 3살 이하 콘텐츠가 많은데요. 국내에선 2010년 8월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6개국 30여 명의 아동극 전문가들이 참여했던 ‘베이비 드라마 페스타’ 이후 민간 극단에서 간간이 영유아극을 펼쳐왔는데요. 

 

그 동안 공연은 조용히 봐야 하는 것이어서 7세 이하 아이들은 입장하지 못하게 하고, 영유아들은 공연을 봐도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는 편견이 있었는데요. 그러나 이 시기 아이들은 가장 감각이 열려 있는 때인데 이들을 위한 감각적인 공연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얘기인데요. 

 

영유아극은 신생아부터 12개월까지의 아기를 대상으로 하는데요. 대체로 비언어극이 많고 30분 정도로 공연 시간이 짧습니다. 부모들이 함께 보기 때문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볼 수 있는 내용이 필요합니다. 

 

관람 방식은 자유로운데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기저귀를 갈거나 수유를 할 수 있도록 출입이 자유롭고, 아기들이 울어도 당연히 양해가 됩니다. 그러나 이런 공연을 하기 위해선 수유실 같은 시설이 필수적인데요. 콘텐츠와 함께 인프라도 중요한 공연이죠. 

 

영유아극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나 노력은 성인극 한편과 견줄 만한데 특성상 관객 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민간단체가 주도해 만들기엔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지난해부터 영유아극 연구를 시작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서울예대에도 아동·청소년극 과목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전망은 매우 밝은 편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또, 올 여름 유쾌하고 가슴 설레는 로맨스 뮤지컬 ‘시라노’의 개막 소식도 있네요?

 

윤성은 평론가

네, 그렇습니다. 뮤지컬 시라노가 8월 10일에 관림아트센터 BBCH홀 개막하게 되는데요. 2년 전과는 캐스팅부터 대부분 새롭게 꾸며졌습니다. 

 

‘시라노’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프랑스의 희곡이죠.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재탄생한 뮤지컬인데,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와 재치 있는 대사, 섬세하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의 넘버로 ‘낭만 뮤지컬’의 대명사로 꼽히게 됐습니다.

 

17세기 중엽의 파리에 모두의 부러움을 받을 만큼의 지혜와 힘을 모두 가진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는 모든 면에서 뛰어나지만 코가 못 생겨서 코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서 어릴 적부터 좋아하고 있던 록산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데요. 그 사이 록산은 잘생긴 크리스티앙에게 반해서 둘의 사랑이 이어질 수 있게 도와달라며 시라노를 찾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크리스티앙은 말솜씨가 없어 시라노가 대신 편지를 쓰게 되죠. 그 때부터 세 사람의 사랑은 점점 더 엇갈리게 됩니다. 류정한, 최재웅, 이규형, 조형균 씨 등이 출연을 하게 되고요.

 

또, 9월에 프랑스 문단의 천재 시인 ‘랭보’의 삶을 다룬 뮤지컬 ‘랭보’도 공연이 예정인데요. 이렇게 프랑스 문인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두 편의 뮤지컬이 분위기가 아주 다르기 때문에 비교해서 보시는 것도 재밌을 거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무더운 여름에 핫한 문화계 소식을 접하니까 마음이 시원해지는 거 같습니다.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영하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