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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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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교육현장> '무상교육' 시행 앞두고 정부-교육청 갈등‥원인은?

교육, 한 주간 교육현장, 중등

이영하 작가 | 2019. 04. 12

[EBS 한 주간 교육현장]

용경빈 아나운서

정부가 올 해 2학기부터 고3 학생부터 단계적으로 무상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예산을 놓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성균관대 배상훈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배상훈 교수

안녕하세요.

 

용경빈 아나운서

'무상 교육'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는 모양새 입니다.

 

배상훈 교수

네, 이게 이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였고요. 당초보다 1년을 앞당겨 시행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상 헌법상 교육받을 권리라든지 선진국 클럽이라고 볼 수 있는 OECD에서도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고교 무상교육을 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상당히 환영할 만한 조치이긴 합니다. 

 

근데 문제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돈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또 방법과 절차도 중요하고 법도 정비가 되어야 하거든요. 가장 중요한 게 돈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당장 올 해만해도 약 4천억 원 정도가 들고, 모두 다 실시하려고 하면 2조 가량 들어요. 

 

근데 우리나라 교육 재정 시스템이 내국세, 돈을 걷어서 중앙 정부가 시도교육청에 나눠주는 시스템입니다. 시도교육청은 중앙정부가 주는 돈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4천억 원. 또, 나중에 1조원을 자기네들이 부담을 해야 되니까. 그 말은 추가적인 돈 없이 부담해야 한다면 다른 데를 줄여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교원단체들 조차도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지 않느냐. 그렇다면 추가적인 재원 대책을 마련해줘야 되는데, 교부율을 높인다든지. 그런 게 명시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고요. 

 

순서와 방식의 문제에 있어서도 중학교 단계의 교육을 할 때는 저소득층과 낙후지역을 먼저 시작해서 학년에 구분 없이. 근데 지금은 3학년부터 2학년, 1학년 내려간단 말이죠.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게 웬일인가. 어려운 학생, 낙후지역 학생부터 시작해서 학년에 구분 없이 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느냐. 왜 3학년부터 하느냐. 여기에 대해서는 또 일부 보수단체에서는 그들이 참정권을 염두 해둔 선심성 정책 아니냐 이런 견해도 있고요. 

 

또, 이게 너무 서둘러 하다보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텐데 법 제도가 정비가 되어야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교부금부터 바꿔야 되고. 당장 예산을 쓰려면 시도교육청 조례도 바꿔야 되고 여러 가지가 많이 바뀌어야 되는데, 1년 정도 충분히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재원 대책을 마련하고 법률도 정비하면서 했으면 좀 더 좋았을 텐데, 이게 박근혜 정부 때만 해도 누리사업 예산 때문에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줄다리기를 했어요. 중앙정부가 선심을 쓰고 시도교육청이 돈을 마련해야하니까. 또 그런 것이 재연 되지는 않을까 이런 것이 조금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무상교육 진행 사항이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을까요

 

배상훈 교수

중학교까지 지금 다 무상교육이 됐고요.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올해부터 2학기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하겠다. 그리고 내년에 2, 3학년. 내후년에 전 학년을 다하겠다. 이게 지금 1년씩 당겨진 거죠. 정작 지난 5년 동안 정부가 반을 댄다고 했지만, 절반 대는 것도 문제고. 5년 후엔 정부가 댄다는 얘기는 안했으니까 시도교육청 입장에서는 돈 들어갈 때는 많은데 중앙정부가 덜컥 발표는 해놓고 우리는 어떻게 재원을 마련해야 되느냐. 이런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거죠.

 

용경빈 아나운서

무상교육을 원활하게 시행되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해결되어야 할까요?

 

배상훈 교수

일단은 무상교육이 실시된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거 같습니다. 안정적으로 실시가 되려면 우리나라는 법정재정주의기 때문에 지방 교육재정 교부금의 교부율을 현재 20.46%인데 이걸 좀 늘여서 무상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만큼 재원을 확보하고 다음에 실시하는 순서에 있어서도 국민적 합의를 받아야 할 텐데 3학년부터 2학년 1학년으로 내려갈 것인지. 아니면 어려운 저소득층, 낙후지역부터 학년에 구분 없이 시작할 것인지. 또, 시도교육청에서도 이것을 실시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됩니다. 조례도 개정되어야 되고요. 그리고 여러 가지 준비가 되어야 될 텐데 이게 2학기 때부터 바짝 한다고 하니까 몇 달 안 남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들을 체계적으로 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교육청과 중앙정부 사이에 재원 떠넘기기 이런 싸움이 재연될 가능성도 크다는 거죠. 

 

용경빈 아나운서

이번 주, 자사고와 일반고의 이중지원 금지는 위헌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는데요. 이로 인해 자사고 존폐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집니다.

 

배상훈 교수

자율형사립고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고교 평준화 제도. 즉, 획일적으로 교육한다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우리나라는 국가교육과정 체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학교가 똑같은 교육과정을 순서대로 하게 되어있는데 학생들은 특기와 적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립학교만큼은 교육과정을 좀 더 자율적으로 하자. 그래서 교육과정을 자율로 한다는 것은 좋았는데, 이게 정부의 재정 지원을 줄이면서 자율로 줬는데 그러다보니 무슨 당근을 줬냐면 우선 선발권을 준 겁니다. 일반고 뽑기 전에 먼저 뽑게 해주겠다. 그리고 등록금도 3배 이상 받을 수 있게 하겠다. 

 

근데 이번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사고를 없애야 되겠다고 하면서 자사고 정비 로드맵을 해서 첫 번째는 지원 시기를 전기, 후기로 나누던 것을 한 번에 같이 뽑아라. 즉, 우선 선발권을 뺏었는데 한 발 더 나아가서 자사고에서 떨어지면 저 멀리 있는 비평준화 지역에 강제 배정되는 식으로 정부가 추진했다는 거죠. 

 

그래서 헌법재판소가 교육 과정에 자율권은 줬으나 학생 우선 선발권까지 준 것은 아닐 수도 있으므로 이것은 합헌이다 그러나 자사고를 넣었다고 해서 일반고까지 이중으로 지원하는 것조차 막는다는 것은 과잉이므로 제한한 것이다. 그것은 위헌이다. 이렇게 된 것이죠. 어찌 보면 헌법재판소가 나름 합리적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정부입장에서는 자사고 정비 로드맵을 정비를 좀 해야 될 거 같아요. 이중지원이 풀렸으니 중앙정부는 기대하길 시도교육청에서 재지정평가를 하게 되어 있는데 점수를 또 높여놨단 말이죠. 근데 문제는 시도교육청은 중앙정부 눈치를 보고, 중앙정부는 시도교육청에 해결하라고 하고 그래서 앞으로 자사고 정부로드맵을 전체적으로 재구조해서 시도교육청과 중앙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좀 더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될 거 같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영하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