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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은의 문화읽기> 삶의 지혜 알려주는 '철학'‥서점가 열풍

문화, 윤성은의 문화읽기, 평생

이영하 작가 | 2019. 04. 08

[EBS 윤성은의 문화읽기]

용경빈 아나운서

<윤성은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올 초 서점가에서는 에세이 도서가 강세를 모았었는데요, 최근 4주 째 '철학' 관련 도서가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어 화제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윤성은 평론가와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윤성은 평론가

안녕하세요.

 

용경빈 아나운서

'철학' 도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사실 흔치 않은 일인데요, 왜 갑자기 이런 열풍이 부는 건가요?

 

윤성은 평론가

네, 최근 60대 이상 독자층의 비중이 늘면서 5년 만에 인문 분야에서 가장 높은 판매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주요 도서 판매처를 보면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비롯해 <12가지 인생의 법칙>, <백년을 살아보니> 등이 종합 베스트셀러 및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철학 개념 50가지를 담은 교양철학서입니다. 경영학 학위도 없이 세계 1위 경영, 인사 컨설팅 기업의 임원 자리에 오른 저자가 삶의 무기가 되어주었던 것은 오로지 철학이라고 고백을 하고 있는데요. 사람, 조직, 사회, 사고 네 가지 콘셉트에 따라 철학, 사상 등을 정리해 보여준 책입니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미국 하버드대 교수였던 조던 피터슨이 쓴 책인데요.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지혜를 12가지 법칙으로 정리했고, <100년을 살아보니>는 원로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철학 에세이입니다. 저자가 인생에서 깨달은 삶의 다양한 비밀을 담담하게 써내려간 책입니다.

 

이런 책들은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처세의 지혜를 주는 책이기 때문에 철학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판단을 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은데요. 요즘 뉴스들 보면 그야말로 파렴치한 범죄들이 늘고 있는 거 같은데, 이럴 때 일수록 어떻게 올바르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깊어지는 거 같습니다. 시대에 민감한 독자들이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이번 주,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이 나오는데요, 앨범 주제가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요?

 

윤성은 평론가

그렇습니다.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것은 조금만 관련이 되더라도 불티나게 팔리는 거 같은데요. 이 책은 머리 스타인 박사가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지도 제작 과정에 빗대 풀어낸 개론서입니다.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앨범이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알졌는데요. 사실 이 책이 국내에 번역된 것은 2015년인데, 올 해 1만 권이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기대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는데요. 

 

'나는 누구인가 평생 물어온 질문/ 아마 평생 정답은 찾지 못할 그 질문.' 이것이 방탄소년단의 신곡 '페르소나'(PERSONA) 첫 소절입니다. 이 곡에서 RM은 진짜 '슈퍼 히어로'가 된 것 같지만, 외적인 역할과 내면의 감정이 충돌하는 성장통을 고백하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사람들이 아는 나'와 '스스로 만들어낸 나'의 여러 모습을 인정하면서 존재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의 앨범을 보면,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로 세상을 물들였지 않습니까. 그런데 세계 팬들에게 '자아 찾기'라는 한층 내밀한 화두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겠고요. '나', 자아라는 주제로 연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융의 영혼의 지도' 저자인 스타인 박사 또한 지난달 23일 팟캐스트 '융을 말하다'를 운영하는 로라 런던과 인터뷰 중 RM의 유엔 연설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힌 바가 있었는데요.

 

실제 RM은 연설에서 "방탄소년단은 지금 대규모 스타디움에서 공연하고 수백만 장 앨범을 파는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여전히 저는 스물네 살 평범한 청년"이라며 어제의 나도 오늘의 부족하고 실수하는 나도 '나'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자신의 여러 모습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태도가 '페르소나' 노랫말과 맥이 닿아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방탄소년단에게 영감을 준 '융의 영혼의 지도'는 아마존에서 융 심리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 함. 1998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앞서 지난해 12월 '사랑의 기술', '데미안'과 함께 빅히트숍 추천 도서로 올라왔고, 국내에 번역 출간된 것은 2015년인데. 방탄소년단 추천도서로 알려지면서 올해만 1만부 정도 판매 됨. 출판업계 관계자들은, 읽기 쉬운 소설이 아닌데도, 팬들이 방탄소년단 메시지를 이해하고자 많이 찾아 읽는 것 같아.

 

12일 전 세계에 공개할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에서 노래를 보여줄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지난 해 11월 우리 곁을 떠난 배우 신성일 씨를 추모하는 전시 소식도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윤성은 평론가

네, 4월 4일부터 6월 30일까지 마포구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전시회를 갖는데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이래 50여 년간 5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스타 중 스타였습니다. 한국영화사에서 ‘스타’라고 했을 때 아이콘의 상징성을 갖는 사람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로 신성일 씨를 꼽을 수 있는데요. <맨발의 청춘>이라는 작품에 출연하면서 독보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고 영원한 청춘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청춘의 신성일’을 조명했는데, <맨발의 청춘>에서 입었던 흰 가죽 재킷과 청바지도 복원 제작돼 전시되고 있고요. 이 영화 속 서두수의 방도 재현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 신성일 연보와 한국영화사에 남겼던 전설적인 사진, 영상, 트로피 유품 등을 다 만나 보실 수가 있고요.

 

또한, <맨발의 청춘>에 함께 출연했던 엄앵란 씨와 1964년 결혼했는데요. 이 결혼식은 한국판 ‘세기의 결혼식’으로 팬들이 많이 몰려왔던 결혼식이기도 합니다. 이 때 이미지와 영상, 소장 결혼 앨범은 최초 공개된다고 하는데요. 4월 4일 오후에 엄앵란 씨와 동료 영화인들과 함께 개막식을 가졌는데요. 엄앵란 씨는 5개월 만의 외출에 대해 “사람들에게 내 슬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밖에 나가지 않았다”고 이야기 하면서 “영화 공부하는 학생들이 한 번씩 와서 보면 좋겠다. 우리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너희도 하면 된다. 희망을 가지라는 격려와 힘을 주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밖에는 봄바람이 불고 있고, 벚꽃도 휘날리고 봄을 물씬 느낄 수 있는데요. 이런 환경과 어울리는 전시가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신성일 씨, 다시 한 번 보고 싶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영하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