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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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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비리 못 잡는 '겉핥기' 감사‥"사학법 개정해야"

교육, 평생

황대훈 기자 | 2019. 03. 29

[EBS 저녁뉴스]

EBS 뉴스는 이번 주 서울의 한 사립학교에서 대대로 이사장을 맡으며 자신들의 운전기사를 학교 직원으로 불법고용했던 'K 문화재단' 일가의 비리를 보도해 드렸는데요. 지금 화면에 보이는 게 바로 해당 학교 법인에 대한 서울교육청의 2017년 감사보고서입니다. 10가지에 달하는 항목이 적발됐지만 경미한 수준의 학사관리 부실이나 회계 실수만 지적받았을 뿐이고, 처분도 주의와 경고에 그쳤는데요. 저희가 보도한 내용에 대해서는 하나도 밝혀내지 못한 겁니다. 도대체 이러한 사학비리를 교육청 감사로는 적발해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A씨는 18년간 K 문화재단 이사장의 개인 운전사로 일하면서도 월급은 같은 사람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립학교에서 받았습니다. 

 

해당 학교 직원들은 일과시간에 이사장 저택 수리에 동원되거나, 미술관의 전시회 관리를 떠맡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고발이 있기 전까지 교육당국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지난 2017년 해당 학교에 종합감사가 이뤄졌지만 이런 의혹은 하나도 확인되지 못했습니다. 

 

서울의 사립학교에 대한 종합감사는 원래 3년 주기로 이뤄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7년에서 10년에 한 번 꼴입니다. 

 

막상 감사를 나가도 3~4일 동안 모든 자료를 확인해야 해 심도 있는 감사를 벌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 실제로 확인하는 건 최근 3년 치 자료뿐이라서 못 보고 지나치는 자료들이 더 많습니다. 

 

이번에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2013년 이후 사립학교 감사 결과를 실명 공개했지만, 정기 종합감사에서 심각한 처분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제보를 받고 진행되는 특정감사에서만 민감한 내용이 드러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모든 권한이 이사장에게 집중되어 있는 사립학교에서 용기 있는 내부 고발자가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민식 / 전교조 서울지부 사립위원장

"이사회는 이사장 혼자의 독단으로 운영될 수 있고요. 그 이사회는 너무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올바른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이사장 주위엔 없다고 보셔야 되고요. 이런 잘못된 관행들은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습니다."

 

때문에 교육계에선 감사에 의존하기보다 사학법 개정을 통해 사립학교에 더 큰 공공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비리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경미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사학비리가 교육청이나 교육부 감사를 통해서 적발되기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사후적인 처벌보다는 사전적인 예방이 중요하고 그걸 위해서는 사립학교법의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문제 사학에 대해선 정원을 감축하거나 지원금을 삭감하는 등 더 적극적인 교육당국의 행정 조치가 필요합니다. 

 

사립유치원 논란을 겪은 한국사회, 더 많은 예산을 지원받는 사립학교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황대훈 기자 hwangd@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