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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G> 기억과 화해의 시인

뉴스G

문정실 작가 | 2019. 03. 07

[EBS 뉴스G]

일본의 한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어느 한국 시인의 시를 볼 수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한국에서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냐고 물으면”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일본 수필 속에서 ‘시인 윤동주’의 시가 소개되는데요, 일본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를 오늘 뉴스G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일본 오사카의 한 카페 미술관. 

 

얼마 전, 한국인과 재일동포 그리고 일본인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시인 윤동주’였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일본 각지에서 윤동주를 추모하는 모임이 열리는데요,

 

윤동주의 시를 낭독하거나 윤동주에 대해 발표를 하기도 합니다.

 

서경식 교수 / 도쿄 경제대학교

“극단적인 외로움, 극단적인 고독. 어떻게 보면 재일조선인들이 일본 사회에서 느끼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날 모임에서는 윤동주의 시에 곡을 붙여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는데요,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

 

이날 추모 행사에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바라기 노리코’라는 일본 시인이었습니다.

 

윤동주의 시에 담긴 식민지 역사의 아픔과 애환에 공감해 그녀가 남긴 작품 덕분에 일본의 한 국어 교과서에는 윤동주와 윤동주의 시가 실리게 되었고 일본인들이 윤동주의 존재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30여 년.

 

일본에서 시인 윤동주와 그의 시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윤동주가 유학했던 교토의 도시샤 대학.

 

윤동주의 대표작 ‘서시’가 새겨진 시비가 있습니다.

 

1995년에 세워진 이 시비의 주변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무궁화가 있는데요,

 

매년 이곳에서는 윤동주 시인을 추모하는 추도회가 열립니다.

 

여행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통학했던 교토의 거리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도 합니다.

 

탄생 100주년이었던 지난 2017년에는 일본시민들의 노력으로 윤동주 시인을 기억하는 또 다른 기념비가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그가 체포되기 직전에 갔던 우지 강변에 세워진 이 비석의 이름은 ‘기억과 화해의 비’.

 

윤동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일본인들 중에 한·일 역사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올해로 서거 74주기.

 

국경을 초월하는 윤동주의 힘은 무엇일까요. 

 

한 일본인 대학생의 목소리로 대신합니다.

 

“윤동주. 역사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비극에 휩쓸린 젊은 시인. 그의 시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문정실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