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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G> 9살 소녀의 죽음 그리고 대기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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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진 작가 | 2019. 02. 15

[EBS 뉴스G]

오늘부터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됩니다. 미세먼지 수치가 일정수준에 달하면 차량운행제한, 학교 휴업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건데요. 영국에서는 심각한 대기오염 속에서 딸을 잃은 한 엄마가, 대기오염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정부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9살 소녀의 죽음과 대기오염, 뉴스G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대기오염이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던 날 - 

 

9살 소녀 엘라는 병원에서 숨졌습니다. 

 

엘라가 죽은 지 올해로 6년째- 

 

엄마는 딸이 죽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싸워왔습니다. 

 

영국 정부와 런던 시에 수백 통의 편지를 쓰고, 법무부장관에게 수십 만 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제출한 엄마- 

 

대기오염이 딸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아이들이 나쁜 공기를 마시는 걸 알지만, 피해에 대해선 모릅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 알 수 없죠. 엘라는 천식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로사먼드 키시 데브라(엘라의 엄마) BBC와 인터뷰 중- 

 

건강하게 태어났고, 수영과 축구를 즐길 정도로 활동적이었던 엘라- 

 

하지만, 일곱 살 무렵 갑자기 천식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천식 발병 3년 만인 2013년 끝내 사망하고 말았는데요. 

 

엘라가 사망한지 5년 만인 2018년 7월- 

 

영국의 저명한 천식 전문가가 작성한 엘라의 사망 원인 보고서는 엘라에게 발병한 천식과 천식으로 인한 죽음이 런던의 대기오염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을 내립니다. 

 

엘라의 집은 런던에서도 차량통행이 많고, 대기오염으로 심각한 도로에서 25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천식발작으로 병원에 실려갔던 스물 일곱 번 중 스물 여섯 번 모두, 그 지역의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 수치가 불법적으로 높았던 때였습니다. 

 

사망하던 날도 마찬가지였죠. 

 

이 보고서는 사람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만약 엘라가 깨끗한 공기 속에서 살았더라도, 천식에 걸리고 아홉 살 나이에 사망했을까 하는 겁니다. 

 

엄마는 청원을 통해, 영국이 공식적으로 딸의 죽음을 재조사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마침내, 엘라 사망원인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를 수락한 영국 법무부- 

 

만약 대기오염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임이 인정된다면, 엘라는 대기오염의 첫 번째 사망자로 공식 기록됩니다. 

 

딸의 죽음을 통해 대기오염에 대해 미온적이고 일시적인 정책만 내놓았던 정부의 태도와 그런 정부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길 바라는 엄마는, 엘라의 두 동생과 함께, 여전히 대기오염이 악명을 떨치는 동네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사를 갈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가 이사를 가더라도, 대기오염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을 거예요. 떠나는 것보다 깨끗한 공기를 위해 싸우는 게 낫지 않을까요?”

-BBC인터뷰 중 - 

김이진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