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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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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불린 250명의 이름‥세월호 희생 학생들 '명예 졸업'

사회, 교육

송성환 기자 | 2019. 02. 12

[EBS 저녁뉴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의 명예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3년이나 지난 오늘에야 학생들 대신 졸업식에 참석한 유족들은 가슴에 묻었던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오열했습니다. 눈물의 졸업식 현장 송성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안산 단원고 강당에 250개의 의자가 놓였습니다.

 

황금색 보자기에 싸여진 졸업장과 꽃다발, 그 위에 놓인 학생증.

 

유족은 학생증 안 아이 얼굴을 연신 어루만집니다.

 

수학여행을 떠난 2014년 4월 봄날처럼 벚꽃이 흩날리며 아이들의 사진과 이름이 하나씩 나타나고 아이 대신 자리에 앉은 유족들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닦아내다 끝내 오열하고 맙니다.

 

사고가 없었다면 3년 전에 졸업했을 희생자들.

 

하지만 학교와 교육 당국은 관계 근거가 없단 이유로 지난 2016년 이들을 졸업 대신 제적처리했고, 유족들의 노력으로 학적을 회복해 3년이 지난 올해에야 명예졸업식을 열 수 있었습니다.

 

전명선 전 운영위원장 /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세월호 참사가 없었다면 대학 졸업반이 되었을 우리의 아들딸들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딸들 없이 엄마, 아빠들이 공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습니다."

 

단상에 오른 정부 당국자들은 학생들의 명예회복이 너무 늦었다며 거듭 머리를 숙였지만

 

유은혜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제서야 이렇게 명예졸업식을 갖게 된 것 너무 죄송하고 송구스럽고요."

 

이재정 교육감 / 경기교육청

"학생들의 여러 가지 일들을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이 자리를 빌어서 또한 사죄의 말씀을…"

 

이내 질타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교육감님 서운합니다. 교실 존치도 못 했고요. 아이들 제적 처리도 부모 동의도 없이 했고. 너무 서운해요."

 

지난 5년 가까운 시간을 진도와 광화문에서 함께 해온 유족들은 졸업식이 끝난 뒤에도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학교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는 노란 고래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양의 추모조형물이 설치됐습니다.

 

유족들은 추모공간 조성과 기억교실 복원 등 지금까지 유족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명예졸업식을 열 수 있었다며 다시는 학생들의 명예가 더럽혀져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유경근 집행위원장 /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저희들은 아프지만, 이 자리가 고통스럽지만 이후의 아이들, 살아있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명예를 위해서 이 자리를 준비했고 그것으로 또 다른 의미와 위안을 찾고 있습니다."

 

3년 만에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전해준 단원고는 매년 추모행사를 열어 희생 학생과 교사들을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송성환 기자 ebs13@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