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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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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교육현장> 성폭력으로 얼룩진 '엘리트 입시 체육'

한 주간 교육현장

이영하 작가 | 2019. 01. 18

[EBS 한 주간 교육현장] 

용경빈 아나운서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용기 있는 폭로에 이어 유도, 태권도 등 체육계 전반으로 미투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최진봉 교수

안녕하세요.

 

용경빈 아나운서

심석희, 신유용 선수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공통점이 어린 나이에서부터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피해 사실을 부모님에게 바로 알리지 못했는데, 왜 그랬던 걸까요?

     

최진봉 교수

네 그게 바로 그루밍 성폭행이라고 하는 건데요. 그루밍 성범죄라고 하는 것은 아주 어려서부터 어떤 특별한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를 당하는 것을 얘기하는 거거든요. 보통 심석희 선수는 만 6세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 신유용 선수도 6세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거든요.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잖아요. 훈련 받다보면 합숙 훈련도 하게 되고. 이러면 결국 지도자라고 하는 코치나 감독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단체 생활 하다보니까 부모의 역할을 결국 코치나 감독들이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본인의 지도 방법이나 태도를 계속 강요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아주 어려서부터 그런 생활을 하게 되면 그게 그냥 일반적인 생활로 인식되게 된다는 거죠. 그게 이제 그루밍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볼 수 있을 텐데. 

     

그러면서 또 하나 이제 주입을 시키는 겁니다. 너는 나를 떠나서는 성공할 수 없고, 네가 만약 내가 하는 일을 방해했을 때는 체육계에서 너는 영원히 떠날 수밖에 없고 더 이상 운동을 하게 될 수 없게 될 것이다라고 하는 부분. 그러다보니까 이걸 쉽게 문제가 발생하고, 폭행을 당하거나 성폭행을 당하더라고 다른 사람한테 얘기할 수 없게 되는 거죠. 이걸 만약 얘기했을 때 내가 운동을 더 이상 못 할 수도 있고 또, 체육계 전반이나 아니면 우리 단체. 예를 들면 빙상 연맹이나 쇼트트랙이든 아니면 유도든 이런 분야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하는 불안감 때문에 결국 말을 못하게 되고요. 결국 심리적으로 한 사람을 지배하게 되고 그 지배 아래 놓여있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쉽게 본인의 피해 사실을 밝히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 선수들이 왜 오랫동안 이렇게 당하면서 말을 하지 않았냐 이렇게 지적하면 안돼요. 그거 자체는 그루밍 성폭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 거거든요. 그만큼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고백을 했는지 하는 부분들, 폭로를 했는지 하는 부분을 격려하고 이런 일들을 더 많이 일어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줘야지 왜 어려서부터 당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당하면서 아무얘기도 못했느냐 이렇게 하는 것은 그루밍이 나오는 상태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나오는 얘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어제는 범정부 차원에서 체육 분야의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면 최대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는데요. 어떤 대책들이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최진봉 교수

일단 말씀하신 거처럼 최대 징역형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법을 바꾸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학생 선수를 포함해 체육 분야 전 분야의 성폭행 관련 전수조사를 하겠다. 재발 방지를 위한 컨설팅과 예방 교육도 하겠다 이렇게 하고 있고요. 

     

또, 지금 이제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3개 부처가 함께 모여서 공동으로 이 어려움들을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를 만들고 거기서 지속적으로 논의를 통해서 어떻게 이렇게 해결해 나갈지를 고민해 보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협의 가운데 나온 내용이 전수조사 하겠다는 것이었고요. 재발방지나 컨설팅 교육이나 예방 교육도 하겠다고 얘기를 했고요.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징역형까지 최대한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것도 운영하겠다고 했어요.

     

또 하나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에 도제식, 폐쇄식 교육방식이잖아요. 체육계가. 그런 방식들을 좀 바꿔보자. 이런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리고 피해자가 안심하고 상담할 수 있는 익명상담창구를 만들자. 이게 예전에 뭐가 문제가 됐냐면 문제가 돼도 문제가 있는 것을 밝힐 수 있는 어딘가 폭로하거나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어요. 왜냐면 이 체육계 전체가 카르텔 안에 갇혀있어 가지고 누가 누구한테 말을 해도 그걸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무마시키려고 하는 거거든요. 이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문제가 됐는데. 이걸 좀 외부에서 이런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방안 마련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뭐냐면 이런 것들이 그냥 지금까지 없어서 그럼 안했겠느냐.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겠느냐 하는 논란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실제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좀 들고요. 또 하나는 심리치료나 피해자 연대모임 같은 것을 만들어서 사후에 피해자들이 회복될 수 있는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냥 문제가 있었으니까 처벌하고 끝이 아니라 피해당한 사람들은 이게 엄청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고민을 하고 또 어려움을 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그런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심리치료도 지속되어야 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성적 위주의 '엘리트 체육'. 이 시스템 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어렵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최진봉 교수

맞습니다. 엘리트 체육 교육이라는 게 겉으로 보면 좋아 보이지만 이게 뭐냐면 운동 잘 해서 성적만 좋으면 된다. 이거에요. 메달만 따면 된다. 메달만 따면 그 과정이 어떠하든 다 용서가 되는 구조. 이게 문제라고 보거든요. 어찌보면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습니다만 예전에는 부모님들까지 어느 정도 용인해 줬어요. 내 아이를 힘들게 혹독하게 해서라도 메달만 따게 해주세요. 그러다보니까 감독한테 맡기고 코치한테 맡기니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거는 잘못된 거죠. 

     

메달이 전부가 아니라 그 과정도 투명하고 공정해야 되고 인격적으로 대우 받는 상태에서 훈련이 이뤄져야 되는 겁니다. 감독이나 코치가 자기 마음대로 종 부리듯이 아니면 자기의 성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한 대상으로 선수들을 악용하고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안 되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는 선진국이라고 이제 얘기를 하잖아요. 체육계에서도 선진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는 성적위주보다는, 성적도 물론 중요하죠. 그러나 투명하게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그리고 인격적 대우를 받으면서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그게 보장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제도들을 만들어 놔야 된다. 그래야 이렇게 지금처럼 감독이나 코치가 마음대로 본인의 권력을 이용해서 학생들이나 선수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이러한 체육계 성폭력 문제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눈여겨 볼 해외 사례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최진봉 교수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게 지난해 1월이었죠. 미국에서 일어났던 사건인데요. 래리 나사르라고 하는 사람이 의사인데요. 이 사람이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냐면 미국 올림픽 체조 대표팀 전담 주치의였어요. 근데 이 사람이 30년 동안 300여 명의 체조 선수들을 성폭행했다. 이게 밝혀졌습니다. 그리고서 이 사람이 재판을 받았는데요 총 몇 년형을 받았냐면요. 총 360년형을 받았어요. 360년 형이면 그냥 감옥에서 생이 끝날 수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 정도는 아주 심각하고 뭐랄까요 철퇴를 내리는 형을 내렸다는 거. 이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미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미국체조협회장이 다 사임했어요. 우리나라는 문제가 뭔 줄 아십니까. 사임했다가 돌아와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아까 기사에도 나왔습니다만 한국체대 전 감독 있잖아요. 전명규 전 부회장도 예전에 한 번 자리에서 떠난 적이 있었어요. 파벌 문제가 문제 되가지고. 그리고 3년 만에 돌아왔거든요. 현재 빙상계에서 코치로 활동하는 사람 중에 성 비위 때문에 나갔다가 1년, 2년 만에 돌아오는 사람. 지금 현재 코치하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관행이 일반화되면요 선수들은 이거 말을 못해요. 내가 얘기해서 문제가 돼도 이 사람이 다시 돌아와서 나를 괴롭힐 수 있겠구나. 심지어 지금도 전명규 부회장이 떠났지만 실질적으로 빙상계에 정권을 휘두르고 있는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고 지금도 폭로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 중에 그 사람이 돌아와서 혹시나 자기한테 또 다시 보복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폭로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미국처럼 일벌백계를 해야 된다. 360년 형. 또 그 당시에 지도자를 했던 사람들은 영원히 빙상계나 체육계를 떠날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네. 좀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영하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