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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G> 48시간의 미션, 라하프를 구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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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진 작가 | 2019. 01. 14

[EBS 뉴스G]

사회관계망서비스 SNS는 때때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크나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죠. 지난 주 SNS에선,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18세 대학생 '라하프' 구출작전이 펼쳐졌습니다. 자유를 찾아 호주로 망명을 하려다 태국공항에 발이 묶였던 라하프는 지난 12일 우여곡절 끝에 캐나다 땅을 밟게 되었는데요. SNS에서 펼쳐졌던 라하프 구출작전, 뉴스G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새로운 계정이 등장했습니다. 

 

"나는 쿠웨이트에서 태국으로 도망친 소녀입니다. 나는 정말 위험한 상황입니다."

 

절박한 첫 게시글 이후, 수 시간 동안, 영어와 아랍어로 연달아 올라온 메시지- 

 

SNS를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구조요청을 한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열 여덟 살 대학생,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이었습니다. 

 

"내 이름은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 이것이 제 사진입니다."

 

라하프는 가족과 함께 쿠웨이트로 여행을 가던 중, 환승지인 태국공항에서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16살부터 계획한 탈출- 

 

사우디 여성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강제결혼과 남성 보호자의 허락 없이는 여행 조차 맘대로 할 수 없는 사우디의 현실에서 스스로 벗어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우디 여성은 누구인가?" 

 

"나는 남성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 세상 유일한 여성입니다." 

 

하지만, 태국을 거쳐 호주로 망명을 하려던 탈출계획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누구시죠?"

"보안담당입니다" 

 

태국 공항 내 호텔에 억류된 채, 사우디로 송환될 위기에 처한 라하프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쌓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촬영해 SNS에 올렸습니다.

 

사우디로 송환될 경우, 결국 죽임을 당할 거라고 전하는 라하프, 살 길은 단 하나, 제3국으로의 망명뿐이었죠. 

 

"사촌이 나를 살해할 거라는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나는 유엔난민기구를 만날 때까지 방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나는 망명을 원합니다” 

 

"쿠웨이트로 돌려보낼 시간이 단 몇 시간밖에 안 남았다. 그리고 나서 폭력에 의해 사우디로 가게 되겠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고립된 상황 속에서 한줄기 희망은 SNS뿐이라고 생각한 라하프-. 

 

그리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라하프에게 응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라하프 용기를 내렴.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있단다" 

 

라하프가 남긴 아랍어 메시지를 영어로 번역해 알리는 사람이 등장했고 누군가는 라하프의 이름이 들어간 해시태그를 만들어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누군가는 라하프의 망명을 승인하라고 압력을 넣었습니다. 

 

48시간 동안 숨가쁘게 펼쳐진 라하프 구조작전-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은 난민으로 간주되며 호주는 망명을 받아 들일 겁니다"

(1월 9일 호주언론) 

 

보호자를 자처하는 수만 명의 사람들과 국제단체의 도움에 힘입어 라하프는 호주 망명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18세 한 여성이 찾고자 했던 자유에 날개를 달아준 수많은 사람들- 

 

라하프는 그들이 북돋아준 용기에 감사를 표하며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아무도 당신의 날개를 부러뜨리게 놔두지 마세요. 당신은 자유로워요. 싸워요 그리고 권리를 쟁취해요!"

김이진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