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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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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G> 620킬로미터의 인간 벽

사회, 문화

김이진 작가 | 2019. 01. 08

[EBS 정오뉴스]

인도에서는 여성의 힌두사원 출입을 둘러싼 갈등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엔, 폭력사태로까지 번지며, 1명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는데요. 가임기 여성의 사원 출입 금지는 '오랜 종교적 전통'이라는 입장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습일 뿐이라는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해온 인도사회- 새해 첫 날, 인도 여성 수백만 명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620킬로미터가 넘는 인간띠로 새해 소망을 보여준 인도 여성들, 뉴스G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마치 벽을 치듯 빽빽하게 서있는 사람들.

 

특이한 점은 모두 여성들이라는 겁니다.

 

새해 첫날, 인도 여성 약 500만 명이 만든 620킬로미터에 달하는 '인간 띠', '여성의 벽'은 소셜미디어와 세계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불평등에 저항한다는 표시로 한 팔을 들고 있는 인도의 여성들- 

 

이들의 저항은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힌두사원 중 하나인 '사바리말라 사원'을 향합니다. 

 

사원이 '종교적 전통'이라며 10세부터 50세까지의 가임기 여성의 사원 출입을 금지해왔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 종교적 전통보다,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가 우선한다며 여성의 사원 출입을 허용하라는 인도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지만 사바리말라 사원과 보수적인 신도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2019년 새해 첫날 ‘기도할 권리’, ‘종교의 자유’를 찾기 위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사원이 있는 케랄라 주에서 시작된 여성들의 벽은 끊어지지 않고 다른 도시로 이어졌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여성의 벽 곳곳엔 벽화가 그려지기도 했고 사람들이 너무 몰려 몇 겹으로 벽이 만들어진 곳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사바리말라 사원의 높은 문턱을 넘은 두 명의 여성- 

 

인도여성들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출입 후, 사원은 ‘정화’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문을 닫았고 여성의 사원 출입에 분노한 사람들의 시위가 시작되었습니다. 

 

2019년 첫날, 한마음으로 새해 소망을 보여준 인도의 여성들 

 

여성들이 쌓은 길고 긴 벽은, ‘종교적 전통’이라는 견고한 벽을 뚫고 나갈 수 있을까요.

김이진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