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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리포트> 친목 아닌 갈등 키우는 '마늘쌈' 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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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스쿨리포터 / 신한고등학교 | 2018. 10. 04

[EBS 저녁뉴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각 학교 동아리에서는 신입부원을 뽑고, 친목을 다지기 위한 회식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친목 도모라는 취지와는 다른 회식 문화로 인해 고민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경기 신한고등학교 스쿨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생들이 음료수가 든 잔을 부딪칩니다. 

 

새 학기, 동아리 신입부원을 맞아 선후배 간의 친분을 쌓기 위해 한 식당에 모여 회식을 하는 중입니다. 

 

어색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자, 선배들이 상추로 크게 쌈을 싸서 후배에게 건넵니다. 

 

쌈을 먹은 학생들의 표정은 일그러지고, 이를 지켜보는 다른 학생들은 즐거워합니다.

 

학생들이 먹은 것은 일명 ‘마늘 쌈’.

 

상추에 고기는 단 한 점이고, 나머지는 생마늘과 청양고추로 가득합니다. 

 

쌈에 까나리 액젓이나 캡사이신을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배가 어려운 후배 학생들은 마늘 쌈을 받으면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먹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정지인 (가명) / 동아리 신입생

"언니들이 마늘쌈을 싸주는데 그걸 안 먹기도 좀 그렇고 언니들은 게임에서 져도 제가 막 싸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인터뷰: 이건영 (가명) / 동아리 신입생

"선배들 눈치도 보이니까 어쩔 수 없이 먹는 것 같아요. 아니면 학교생활이 많이 피곤해지니까. 맛은 입에 넣기도 싫은데 우선 넣으면 바로 뱉어버리고 싶죠. 말도 안 돼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마늘쌈’ 회식 문화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긍정적인 의견은 23%뿐이었고, 부정적인 의견은 43%로 나타났습니다. 

 

또, 마늘쌈 회식 문화가 싫다고 대답한 사람의 43.3%가 1학년 학생이었고, 학년이 낮을수록 부정적인 답변이 높았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마늘쌈 회식 문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쉽게 고쳐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찬우 (가명) / 동아리 선배

"새로 들어온 후배들에 대한 그런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 생기는 일종의 문화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김지민 (가명) / 동아리 선배

"강압적으로 동아리 부원들에게 억지로 먹이는 게 아니라 그냥 게임이나 놀이 같은 거 하면서 벌칙 같은 걸로 약간 재미있게 하는 거니까…"

 

동아리 학생들 간의 친목 도모를 위한 회식. 

 

하지만 잘못된 문화로 인해 오히려 갈등이 생겨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BS 스쿨리포터 임주희입니다. 

임주희 스쿨리포터 / 신한고등학교 schoolreport@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