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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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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영유아 의무교육 기획 3편> '칸막이' 속 장애아동 교육권‥왜 놓쳤나

교육, 유아·초등

황대훈 기자 | 2018. 07. 27

[EBS 집중취재]

장애아동 의무교육 기획보도, 오늘은 그 마지막 순서로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원인을 짚어봅니다. 의무교육 대상인 장애아동은 보건복지부가 챙길 수도, 교육부가 챙길 수도 있는 상태였는데요. 양쪽 다 제대로 된 통계조차 확보하지 않은 탓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말로 이어졌습니다.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네 살인 여진이를 장애전문어린이집에 보내는 혜진 씨.

 

의무교육 대상자인 딸이 선생님이 없을까봐 불안해야 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혜진 / 장애전문어린이집 학부모

"얘네들이 교육받아야 되는 이유는 사실은 생존을 하기 위한 거잖아요. 국가가 국민이 살아가겠다는데 생존에 대한 지원은 당연히 해줘야죠. 그건 맞는 거잖아요."

 

특수교육법에 따라 만 3세에서 5세 사이 장애아동은 장애어린이집을 다니더라도 의무교육을 받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렇다면 의무교육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걸까?

 

보건복지부 보육통계를 보면 전국의 장애전문어린이집에 1200명이 넘는 특수교사들이 일하고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EBS 취재결과 실제 확인된 숫자는 249명에 불과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법안이 도입된 2012년, '인정' 처리해준 특수교사들의 숫자를 통계에 합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정 특수교사 도입은 당시 근무하고 있던 보육교사들에 한해 한시적으로 이뤄진 조치여서, 유아특수교사 부족 문제를 파악할 때는 의미가 없는 숫자입니다.

 

보건복지부에 정확한 통계를 요청했더니, 따로 알아봐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인터뷰: 보건복지부 관계자

"인정교사랑 구분이 가능하냐 하셨는데 저희가 그렇게까지 자료를 갖고 있진 않더라고요."

 

제대로 된 통계가 없으니, 현장의 어려움을 알 수도 없고, 대책도 세우지 않는 겁니다. 

 

교육부는 어떨까?

 

장애아동이 어린이집에 들어가면, 교육부는 관리해야 하는 특수교육 대상자에서 아예 이 숫자를 빼버립니다. 

 

책임질 필요가 없는 아이들로 취급하는 겁니다. 

 

결국 장애 어린이들은 교사도 부족한 어린이집에서 의무교육을 '받았다'고 치고 넘어가게 되는 겁니다. 

 

인터뷰: 김윤태 교수 / 우석대 유아특수교육학과

"예산과 정부의 지원 없이 그냥 거기서 이루어지고 있는 걸 의무교육으로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법을 어기고 있는 그런 겁니다."

 

이런 문제가 생길지 몰랐던 걸까?

 

현장의 어린이집들은 이미 법안 시행 이전부터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고 땜질 처방만 반복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권영화 원장 / 경산 밝은어린이집

"토론회를 저희가, 제가 기억하기로 서너 번은 했어요. 세 번 내지 네 번. (정부에서) 이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신 것 같아요."

 

현 정부가 '유보통합' 논의를 사실상 폐기처분하면서 부처 간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것도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장애아동들만큼은 학교를 가든 어린이집을 가든 필요한 교육지원을 받을 수 있게 국가가 통합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조윤경 교수 / 한국성서대 영유아보육학과

"영유아기에 적절한 교육을 받은 아이들하고 아닌 아이들하고 나중에 사회적 비용이 굉장한 차이가 있어요. 선진국들이 영유아기를 굉장히 강조하면서 많은 투자를 한 이유가 사실은 나중에 사회복지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황대훈 기자 hwangd@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