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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영유아 의무교육 기획 2편> [단독] 특수교사 3년이면 관두는데‥정부는 '남 탓'만

교육, 유아·초등

황대훈 기자 | 2018. 07. 26

[EBS 집중취재]

EBS 뉴스는 어제 유아특수교사를 확보하지 못해 폐원 위기에 처한 장애어린이집의 실태를 단독 보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특수교사들이 왜 어린이집을 기피하는지,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아특수교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의 한 장애전문어린이집.

 

올해 수십 장의 지원서를 받았지만, 막상 면접을 진행해보니 실제로 근무할 생각이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장애전문어린이집 원장

"약간 그거인 거죠. 이게 실업급여 같은 것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계속 구직하고 있다는 어떤 그런 걸로 내는 분들이 너무 많은 거고…"

 

지방의 경우 상황이 더 어렵습니다. 

 

원장이 기숙사까지 제공하겠다고 나섰지만 여전히 일하겠다는 특수교사가 없습니다. 

 

인터뷰: 장애전문어린이집 원장

"지원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교사 확보를 위해서 제가 기숙사를 제공한다고 해도 오질 않습니다."

 

유아특수교사들은 왜 장애어린이집을 기피하는 걸까?

 

유아특수교사들은 같은 의무교육인데도 특수학교보다 어린이집의 처우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똑같은 유아특수학과를 졸업하더라도 어린이집에 취업할 경우 단순 호봉으로만 400만원, 각종 수당을 합하면 더 큰 차이가 생기고, 1주일에 근무시간도 어린이집 교사가 평균 열 시간이 더 많습니다. 

 

교사들에게 주어지는 연금이나, 각종 연수기회도 남의 나라 이야깁니다. 

 

결국 유아특수교사들에겐, 어린이집 취업은 유치원 임용고시 다음 순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정부가 임용고시에서 특수교사 선발을 대폭 늘린 것도 어린이집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터뷰: 지수진 / 어린이집 유아특수교사

"유아특수교육과는 거의 대부분 임용을 목표로 해서 공부를 하는데, 저희 땐 사실 전국에서 6명 뭐 이렇게 뽑았는데 지금은 마흔 명이 넘게 뽑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린이집엔 숙련된 교사들이 남아있질 않습니다. 

 

실제로 EBS가 지금까지 장애전문어린이집에 취업했던 유아특수교사들을 전수조사 했더니, 1년차에는 23.7%가, 3년차에는 81.7%가 일을 그만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재 근무 중인 교사들 가운데서도 64.6%가 3년차 미만의 어린 교사들입니다. 

 

그러나 정부부처들은 교사 수급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와, 교원 수급정책을 담당하는 교육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겁니다. 

 

보건복지부는 교사를 배치하는 건 교육부의 책임이니, 교육부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보건복지부 관계자

"전체적인 유아특수교사 수급 현황에 대해서는 교육부에서 관리를 하고 계세요."

 

반면 교육부는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시설에 교사를 배치할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 건 학부모들의 선택이라며, 학부모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교육부 관계자

"저희가 어린이집에 배치를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쪽 (어린이집) 보호시스템체계를 선택을 하신 거죠, 부모님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 부서가 나란히 발표한 장애아동 대책에서도 어린이집 특수교사 해결방안은 빠져 있습니다. 

 

현장에선 불안한 교사 수급 상황 때문에 지속적인 맞춤형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영란 원장 / 서울베다니어린이집

"선생님이 자주 바뀌는 게 좋지 않아요. 아이들이 적응하는 데도 조금 속도가 있고 선생님과 만나는 데 관계 형성도 어렵기 때문에…"

 

정부 부처들이 칸막이 싸움에 빠져 있는 사이, 의무교육을 받아야 할 장애아동들은 오늘도 사각지대에 방치돼있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황대훈 기자 hwangd@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