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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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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북에서 인기 있는 한국 가요는?

하재근의 문화읽기

문별님 작가 | 2018. 04. 09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용경빈 아나운서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지난 주, 평양에서의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우리 측 예술단이 귀국했는데요. 이번 공연을 통해서 북한에서 인기 있는 우리나라 노래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안녕하세요. 

     

용경빈 아나운서

말씀드린 대로 정말 많은 예측과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노래가 인기가 많지 않겠느냐, 이랬는데, 이번에 좀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그렇죠. 그동안 북한에서 이런 이런 한국 노래가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고 뭔가 출처가 불분명한, 내지는 객관성이 의심되는 일부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러이러한 노래가 인기가 있다, 그리고 몇몇 탈북자분들이 TV에 나와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을 아, 이런 노래가 인기가 있구나 생각을 한 건데, 그건 객관성에도 문제가 있고 그 시점에도 그분들이 과거에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어떤 노래가 인기가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가 그동안 없었죠. 그래서 추정만 온갖 보도가 나왔었는데 이번에 평양 공연에서 관객들의 호응도를 보면, 비교적 처음으로 우리나라 노래에 대한 북한의 호응도를, 선호도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냐. 물론 공연장에 보러 온 사람들은 평양의 일부 계층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여태까지 아무 정보도 없었던 것에 비하면 비교적 객관적인 정보가 나왔고. 그리고 시점으로 봐도 옛날 시점이 아니라 지금 현 시점에서 북한 사람들의 반응이 나온 것이니까 그걸 통해서 뭔가 추정을 할 수 있는 건데. 이번 공연, 동평양대극장에서 있었던, TV에서 녹화 중계가 됐죠. 그것을 보면 처음에는 북한 관객들 반응이, 관객들이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래를 불러도 가만히 보기만 하고 박수만 치고 이러다가 YB, 윤도현 밴드. YB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 노래를 불렀을 때 처음으로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 노래는 확실히 인기다. YB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부른 것 자체가 선곡을 북한에서 인기라는 말을 듣고 이 노래를 선곡을 했다고 하니까,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웃는 장면도 포착이 됐고.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 노래, YB 노래를 들으면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편곡이 특이하다, 어떻게 됐느냐. 편곡까지도 관심을 가지고 그 다음에 김정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라든가 김여정 부부장이 ‘남자는 다 그래’ 이 대목을 듣고 공감한다는 듯이 웃으면서 박수를 치더라, 이런 얘기도 나오고. 환송 만찬 때 삼지연관현악단 가수들이 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또 불렀습니다. 엄청 인기구나 이 노래가 북한에서, 그게 확인이 됐고. 그 다음에 ‘나는 나비’. YB가 나는 나비를 불렀을 때 또 함성이 터졌는데 이것은 이 노래 자체가 인기라기보다는 YB가 우리나라 나는 가수다 이런 식의 무대에서 관객들을 굉장히 격동시키는 그런 무대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식의 무대 매너가 펼쳐지면서 북한 관객들이 호응한 것이 아니냐, 그러니까 나는 가수다 수준의 공연에는 북한 관객들도 공감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 그 다음에 최진희 씨가 뒤늦은 후회 불렀을 때 또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원래 최진희 씨의 사랑의 미로가 엄청 인기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뒤늦은 후회는 우리한테 그렇게 널리 알려진 노래가 아니었는데 북한에서는 사랑의 미로보다 오히려 뒤늦은 후회를 불렀을 때 더 큰 탄성이 터져 나오는 것을 보면 이 뒤늦은 후회도 굉장한 인기곡인 것 같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굉장한 곡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들 아니겠습니까. 이선희 씨라든가 조용필 씨의 인기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어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이선희 씨의 J에게를 지난번에 삼지연관현악단이 우리나라에 와서 불렀을 때 심상치 않았는데, 아 북한 사람들이 이 노래 좀 선호하나 보다. 그런데 이번에 진짜로 이선희 씨가 J에게를 부르니까 유일하게 함성이 두 번 나왔습니다. 시작할 때 한 번 끝날 때 한 번. 우리나라 노래 중에서는 유일합니다. 서현 씨가 푸른 버드나무 불렀을 때도 앞뒤에 함성이 두 번 터졌는데 그건 북한 노래잖아요. 한국 노래 중에서는 J에게가 유일하게 두 번 함성 나온 노래고. 아름다운 강산도 함성이 나왔고. 그런데 아름다운 강산은 북한에서 인기라기보다는 이선희 씨가 워낙에 열창을 하니까 거기에 호응이 있었던 것 같고. 그 다음에 조용필 씨 노래, 그 겨울의 찻집. 이게 사전에, 노래 시작할 때 함성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노래 중에서 노래 시작할 때 함성 나온 노래가 두 곡인데 J에게 하고 그 겨울의 찻집. 그러니까 그 겨울의 찻집도 상당히 북한 주민들한테 인지도가 높고 인기가 많은 것이 아니냐. 그리고 그 겨울의 찻집은 환송 만찬 때 북한 가수들이 또 불렀고, 현송월 단장이 또 불렀습니다. 북한 가수들이 불렀는데 현송월 단장이 나와서 또 부르고 조용필 씨 불러가지고 이중창으로 부르고 이랬기 때문에 이 노래에 대한 호응도가 엄청나다. 그리고 현송월 단장이 조용필 씨 싸인도 받고 리설주가 조용필 씨 건강도 염려하고 이런 것을 보면 조용필 씨의 북한에서의 위상이 굉장히 확고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고. 종합을 하면 우리나라 노래 중에서 총 6곡이 북한 사람들의 함성을 받았고, YB, 최진희, 이선희, 조용필, 총 4팀이 환호를 받았다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고. 그 다음에 백지영 씨가 탄성이 나온 건 아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백지영 씨 노래할 때 상당히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네, 아무래도 멋진 목소리니까요. 근데 사실 이제 레드벨벳 같은 경우엔 말이죠. 초반엔 많이 인기를 몰았다 이런 기사들도 나오고 그랬었는데 우리가 녹화 방송을 보면 그렇게 말만큼 인기가 많이 있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처음에 기사가 레드벨벳에 상당한 반응이 있었다고 해서 우리나라 아이돌의 북한 공연 흑역사가 깨지나 했었는데 옛날엔 언제나 반응이 안 좋았거든요. 이번에도 실제로 공연하신 모습을 보니까 북한 관객들이 그냥 뭔지 모르겠다는 시선으로 레드벨벳 공연을 보는 겁니다. 그래서 아 아직까지도 아이돌 댄스 음악은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어렵구나, 하는 것을 확인한 무대였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네, 알겠습니다. 이번에 정말 서로 문화적으로 잃어버렸던 시간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얼른 오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문별님 작가 hiphopsaddy@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