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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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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교육현장> 국정교과서 진상조사 결과 발표‥남은 과제는?

한 주간 교육현장

황대훈 기자 | 2018. 03. 30

[EBS 한 주간 교육현장] 

수요일에 국정교과서 진상조사위원회가 지난 7개월에 걸친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청와대와 교육부, 학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위법행위들이 확인됐는데요. 관련자 처벌부터 재발방지책을 수립하는 일까지 아직 남은 과제들이 많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황대훈 기자 어서 오시죠.

 

[스튜디오]

 

유나영 아나운서

국정교과서 진상조사 결과, 어떤 평가를 받습니까?

 

황대훈 기자

이번 조사위가 출범할 때부터 우려가 됐던 게 수사권과 조사권이 없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가능하겠냐는 거였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청와대와 국정원 문서는 접근이 불가능했고요, 황우여 전 장관, 김정배 전 국사편찬위원장 같이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들에 대해서도 만나서 조사를 못하고 서류로 조사를 마쳤습니다. 

 

공직을 떠나서 민간인 신분이 된 인물들을 강제로 조사할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주어진 권한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수사권과 조사권이 없는데도 청와대가 국정화를 지시하고,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사실들은 확인이 된 것 같더군요.

 

황대훈 기자

맞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선 없어진 자리인데요, 주로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내린 지시사항, 교육부 내부 문건들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했기 때문인데요.

 

정확하게 누가 어느 선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가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지시를 했는지, 이런 것들은 앞으로 감사원과 수사기관을 통해서 더 드러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수사의뢰를 맡기고 그 결과도 지켜봐야 한단 이야긴데, 조사위가 발표를 할 때 수사의뢰 대상을 놓고 혼동을 빚었다는 기사도 나왔어요?

 

황대훈 기자

네. 고석규 진상조사위원장이 결과를 발표하고 기자들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배포된 자료에는 포함이 되어 있었거든요.

 

중요한 사실관계를 제대로 숙지 못했던 것이고요. 

 

그러고 나서 고석규 위원장은 오후에 본인이 전남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진상조사 발표하는 사진까지 넣어서요. 

 

7개월간의 조사 결과 발표를 놓고 발표내용 숙지보다는 본인의 출마를 더 신경 쓴 것이 아니냐는 기사들이 나왔죠.

 

나중에 홍보담당자가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해명을 내놓기는 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웃지 못할 해프닝인 셈인데, 교육부 실무자들은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된다고요?

 

황대훈 기자

지시를 한 것은 청와대고 교육부 고위관료들이고, 그 지시를 거부하지 않고 수행했던 교육부의 실무자들이 많이 있는데 조사위에선 이 사안이 아주 민감하다면서 실명 공개를 안 했고요. 

 

김상곤 부총리에게 징계 요청을 했다고 하는데 몇 명을 징계할지 숫자도 확정이 안 됐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게 감사원에서 나중에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 거기에 맞춰서 징계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조사위원회에도 교육부 관계자들이 들어가 있고, 진상조사팀도 교육부 공무원들이 들어가 있어서 '셀프조사'란 지적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사실상 교육부 제 식구에겐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이 나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어제 헌법재판소가 국정교과서 헌법소원에 대해 각하 판결을 내렸는데,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황대훈 기자

각하 판결이라는 게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청구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판단하지 않겠다는 건데요. 

 

민변과 역사단체들이 국정화 고시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한 건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거의 바로 국정교과서를 폐지했잖습니까? 

 

그래서 그 고시가 이제 개정이 됐기 때문에,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했다, 이렇게 판단한 건데요. 

 

헌법소원에 보면 권리보호이익이 없더라도, 앞으로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다면 헌법적 해명을 해야 한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 판결문을 보면 우리 사회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가,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서 지금 내용으로 고시를 개정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다시 재현될 위험이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역사단체들은 이런 결정이 좀 아쉽다는 반응인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한상권 대표 /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법 논리를 만들어내는 게 헌재가 할 일인데, 이것을 마치 현재는 재현될 여지가 없으니까 우리는 판단 안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다시 또 국정화를 정당하다고 하는 논리가 나올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럼 우리 사회에 쓸데없는 소모가 벌어질 수 있는 거죠."

 

유나영 아나운서

자, 헌재는 이 논란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당장 다음 검정교과서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황대훈 기자

맞습니다. 이미 집필기준 검토안이 공개됐을 때도 자유민주주의다, 남침북침이다 하면서 논란이 됐었는데, 앞으로 새 검정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내내 2013년 교학사 사태 때와 같은 역사전쟁이 다시 반복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더 큰 문제는 지금 이 검정교과서 집필기준 발표가 계속 늦춰지면서 실질적인 집필기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건데요. 

 

교육부가 집필기간을 12개월 확보하겠다고 했었는데  저희가 2월에 보도해드리면서 집필기간이 9개월까지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었습니다.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현장 교사들은 이런 상황도 교육이 정치에 휘둘리는 거라고 지적합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남수 교사 / 전국역사교사모임

"혹시나 이 역사과 교육과정이 사회적 논란이나 정치적 쟁점이 되어서 이것이 6월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봐 이것을 미루고 있다면 이것은 정치의 논리로 교육을 재단하는 것이다."

 

황대훈 기자

진상조사위도 대안으로 제시한 부분인데요, 이렇게 학생들과 교육을 볼모로 잡고 벌어지는 역사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역사교육위원회를 독립적으로 구성해서 우리 사회의 논의를 모아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공약한 사안이기도 한데요, 전혀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데, 정부가 앞으로는 검토를 할지도 주목됩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진상조사가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는 이유를 알겠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황대훈 기자 hwangd@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