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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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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교육현장> 이공계 반발 속 '기하' 제외‥수학 출제범위 논란

한 주간 교육현장

이윤녕 기자 | 2018. 03. 02

[EBS 한 주간 교육현장]

지금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과 수학에서 기하 부분이 빠지고, 문과 수학에서는 지수함수 등 일부 내용이 추가되면서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이윤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아나운서

우선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이과 수학,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출제범위에서 제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기하'의 포함여부를 놓고 이렇게 찬반이 시끄러운 이유는 뭔가요?

     

이윤녕 기자

네, 일단 수능에서 수학 가형이라고 하면 주로 이과생들이 치르게 되는 어려운 유형인데요. 

     

그 중에서도 이 '기하'라는 과목은 이과 수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수학 가형의 가장 핵심이 되는 과목으로 간주돼 왔습니다. 

     

왜냐면 기하 같은 경우, 배우는 내용이 이차곡선이나 평면벡터, 공간도형, 공간좌표 등인데, 이게 수학에서 도형과 공간의 성질을 배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과목인데, 이게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다 보니까 수능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가르는 파트였거든요. 

     

그런데 이 과목이 수능 출제범위에서 빠지게 되니까 이제 수학이나 과학 학계에서는 이렇게 되면 자연계열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기초소양이 너무 부족해질 것이라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일단 학계에서는 그럼 이과 수학에 이 기하를 꼭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건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를 들면서 우려를 하고 있는 건가요?

     

이윤녕 기자 

네,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는 말씀 드린 것처럼 이 '기하'라는 과목이 공학, 이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라면 반드시 배우고 와야 하는 필수과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공계 학생들의 수학적 기초소양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 나라의 입시 구조에서 수능에 출제가 되지 않으면 학교에서 이 과목을 배우고 올 학생이 어디 있겠냐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또 하나의 문제가, 일반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기하'를 배우지 않고 대학을 들어갈 확률이 높고, 반면 과학고나 이런 데서는 '기하'를 또 반드시 배우고 올 것이기 때문에 이것 역시 아이들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이공계를 진학할 학생들에게 필요한 과목이라면 일반고 학생이든 과학고 학생이든 '기하'를 똑같이 배울 수 있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또 하나는, 이 '기하'를 빼는 것 자체가 지금의 시대적 흐름과도 맞지 않다는 이유인데요. 

  

요즘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기하'가 도형이나 좌표를 통해 공간을 이해하는 수학 과목이다 보니, 로봇이나 인공지능, 3D 프린팅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신기술 개발에 활용되는 핵심적인 분야라는 거죠. 

     

그리고 수학 학계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서 일본이나 미국 같은 다른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이 '기하' 과목이 더욱 강화가 되고 있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일본의 대입 시험 같은 경우, 이과는 물론이고, 문과 시험에서도 삼각함수, 미적분, 그리고 공간벡터 이런 내용까지 선택할 수 있고요. 

 

영국과 호주, 싱가포르 역시 대입 시험에 기하를 반영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하' 과목을 수능에서 제외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 교육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이윤녕 기자

네, 일단 이번에 이렇게 수능 출제범위를 조정하게 된 건,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2015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작업이긴 한데요. 

     

새 교육과정에서 이 '기하' 과목이 모두가 다 배우는 공통과목이 아니라, 진로선택과목으로 바뀐 게 논란의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때문에 교육부에서도 바뀐 교육과정에 따라 선택과목이 된 '기하'를 이과 수학에 일괄 출제할 수 없지 않느냐는 입장인데요. 

     

특히, '기하'가 이과생들에게 중요한 과목이기는 하지만, 모든 이공계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기하'를 빼는 것이 맞다는 입장입니다. 

     

더구나 만약 대학이 모집단위별 특성에 따라 '기하'를 이수한 학생을 뽑아야 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지원자의 학생부에서 기하를 이수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런가 하면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나형의 경우에는 오히려 범위가 좀 늘었다고요?

     

이윤녕 기자

네, 그렇습니다.

     

수학 나형의 출제범위를 두고도 앞서 공청회에서 활발한 논의가 있었는데요. 

 

최종적으로는 수학Ⅰ·Ⅱ, 그리고 확률과 통계로 이렇게 결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 수학Ⅰ에 전에 없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내용이 추가가 되어서 오히려 문과생의 수학 학습 부담이 더 커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일각에서 수포자 양산을 줄이려면 수학 나형 출제범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교육부는 일단 이에 대해, 학습 내용의 수준과 범위를 적정화해서 정했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출제범위는 이미 확정이 됐고, 그럼 이제 중요한 건 우리 수험생들일 텐데요. 이렇게 되면 문과생과 이과생의 학습부담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윤녕 기자

네, 이 수능 출제범위가 발표되고 나서 여러 입시전문 업체들이 관련 분석자료를 앞다퉈 내놓기 시작했는데요.

     

우선 수학 나형의 경우, 수1에서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추가된 것은 분명 문과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부분들이 지난 교육과정에서는 이과 미적분Ⅱ에 있었던 것들인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난이도가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어찌 됐든 출제범위가 늘어나면 당연히 공부해야 할 수학 학습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영역의 공부시간이나 양에도 영향이 있을 거란 거죠.

     

반면, 이과의 경우 그동안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던 '기하와 벡터'가 수능에서 빠지면서 자연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학습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각에선 '기하'처럼 심화과목인 진로선택과목의 경우에는 학교마다 개설 과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우선은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을 중심으로 학습 계획을 짜고요. 

     

이제 '기하'는 정시모집에서는 큰 의미가 없겠지만, 학종전형에서는 이 '기하'를 수강했는지 여부와 성취도가 평가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희망 진로에 따라서 학습 계획을 잘 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새 교육과정에 수능 출제범위까지 조정되면서 혼란을 느낄 수험생들도 많을 텐데요. 아무쪼록 자신의 진로에 맞는 학습 계획을 잘 세워서 현명한 수험생활이 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윤녕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윤녕 기자 ynlee@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