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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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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이슈

하재근의 문화읽기

문별님 작가 | 2018. 02. 19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유나영 아나운서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오늘로 10일째를 맞았는데요. 오늘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시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안녕하세요. 

     

유나영 아나운서

자 먼저 우리나라 동계올림픽의 새로운 역사를 쓴 윤성빈 선수 이야기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아시아 최초로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인데요. 이 선수가 하마터면 선수가 못 될 뻔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윤성빈 선수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학적부에 ‘운동 전 종목에 천부적 재능이 있다’ 이렇게 쓰여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운동 천재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당시에 윤성빈 선수가 축구에 관 심있었다는 거죠. 그런데 학교에 축구팀이 없었고. 그리고 집안 환경도 별로 안 좋아서 뒷바라지를 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까 초등학교 때 운동 천재가, 운동에 대한 뒷받침을 못 받은 겁니다. 그리고 중학교에서도 그냥 가서 중학교에서도 방황을 했는데 뒤늦게 체대를 목표로 정하고 체고에 원서를 넣었는데 실기에서 떨어집니다. 운동 천재가. 그래서 체고를 못 가고 일반 고등학교를 간 거죠. 그런데 일반 고등학교에서 기적적으로 그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이 나중에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이 될 그분을 거기서 만난 거죠. 그래서 그 체육 선생님이 고3 때 체대 입시반으로 데려가면서 체대에 있는 스켈레톤 전문가하고 연결을 시켜줘가지고 그래서 고3 때부터 스켈레톤을 하게 된 거죠. 그러니까 그 체육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으면 윤성빈 선수는 운동선수가 못 됐을 가능성도 매우 큰 상황이었던 겁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한국으로서도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자 컬링 대표팀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데요. 예선에서부터 세계 1, 2위 국가를 모두 꺾어버리고 승승장구해서 굉장히 화제를 모으고 있었는데 이 선수들 역시 우리나라에 컬링 전용 경기장이 없었다면, 선수생활을 하지 못했다거나 연습 환경이 더욱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세계 1, 2위를 꺾어서 파란을 일으킨 우리나라 여자 컬링 대표팀도 환경이 좋지 않았다면 운동선수가 못 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이 의성여고에서 의성 지역에 컬링 전용 경기장이 생기고 학생들이 그 경기장에서 컬링 방과후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그걸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컬링 실력이 늘어가지고 오늘날 컬링 대표팀이 된 것이기 때문에 그때 만약에 컬링 경기장이 안 생겼거나 방과후 활동을 안 했으면 지금 우리는 컬링 여자 대표팀을 못 본 거죠. 

     

유나영 아나운서

다행이네요. 스켈레톤도 그렇고 컬링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인데 참 꽃을 피우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요 스포츠 재능을 제대로 키워줄 수 있는 시스템의 중요성이 얼마나 대단한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지도자를 누구를 만나느냐, 주변에 어떤 시설이 있느냐, 방과후 활동 같은 것을 통해서 그 활동하고 인연을 맺을 기회가 있느냐, 이걸 통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보통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인생이 갈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건데, 문제는 우리나라는 이런 시스템이 너무 미비한 것이 아니냐, 지금 문제가 윤성빈 선수가 기적적으로 체육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 시스템 속에서는 이 운동 천재를 운동선수로 만들어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거죠. 중학교 때까지 완전히 방치돼서 체고에서 실기로 떨어질 정도니까 이것은 방치도 이만저만한 방치가 아닌데 이건 우리나라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이것은 체육 분야, 운동 분야에서만 이런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어쩌면 우리가 인재를 제대로 알아보고 재능을 밀어주는 시스템을 촘촘히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제2의 윤성빈이라든가 또 다른 천재적인 학자가 될 사람이라든가 과학자가 될 사람이라든가 예술가가 될 사람이라든가 이런 재능들이 어딘가에서는 지금 방치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겁니다. 그래서 각 분야에서 좀 인재를 알아보고 육성하는 시스템을 우리가 보다 촘촘히 만들 필요가 있고, 그것이 우리나라의 국력으로 이어지면서 결국에는 한국의, 국가가 선진화가 된다는 게 결국 이렇게 인재를 키워주는 시스템을 내실화하는 것이다, 이 부분을 명심할 필요가 있는 거죠. 

     

유나영 아나운서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 시스템의 필요성을 지금부터라도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요. 이밖에도 이번 올림픽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꽃 피운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소개를 해주시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이번에 평창의 얼음이 세계 최고랍니다. 그게 배기태 씨라고 아이스 테크니션 일을 하는 분인데 2000년부터 이분이 얼음이 미쳐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얼음만 연구해가지고 이게 얼음이 그냥 물 뿌려서 얼린다고 얼음이 되는 게 아니라 70도씨의 물을 분무를 해가지고 0.2mm 하나 깔고 그 위에다 또 분무해서 0.2mm 깔고 수백 번 이런 일을 반복해서 각 종목마다 서로 특성이 다른 얼음을 만들어야 된답니다. 이분이 그 원리를 체득한 거죠. 혼자서 연구를 해가지고. 그리고 이번에 윤성빈 선수가 경기를 한 슬라이딩 트랙 같은 경우에 IOC가 한국은 이거 못 만든다, 왜냐하면 시한이 촉박해서 안 된다고 했는데 윤경구 교수라는 분이 숏크리트 기술이라는 걸 개발해가지고 8개월 만에 만든 거예요, 그 트랙을. 빙상 선진국 캐나다도 이 트랙 만드는 데 2년이 걸리는데 우리나라가 자체 기술로 8개월 만에 만든 거죠. 이분도 아무도 몰랐지 않습니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혼자 연구를 한 거죠. 이런 식으로 저마다 자기의 영역에서 자기의 재능을 꽃 피운, 그야말로 조용히 전문가가 되는 이런 분들에 의해서 우리나라가 사회 지도층이 아무리 갑질을 하네, 뇌물을 받네, 권력농단을 하네 이런 일이 벌어져도 이런 분들의 힘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굴러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렇게 각 분야에서 자기의 재능을 꽃 피울 수 있는 인재들을 우리가 어떻게 발굴하고 어떻게 밀어줄 것인가, 그러한 교육 시스템을 설계를 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어떤 환경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숨은 장인들의 기술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문별님 작가 hiphopsaddy@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