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취재

공유 인쇄 목록

[마이너스 가정의 아이들] 20편. 노출 꺼려 상담 기피‥부모 동의 없어 치료 못 받아

사회

금창호 기자 | 2018. 01. 05

[EBS 집중취재] 

정부 시스템이 없다보니 재혼 가정 아이들을 위한 학교 내 상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는데요. 심지어 부모 동의가 없어 병원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혼가정 자녀들은 학교에서 상담을 받고 싶어도 왕따를 당하거나 불쌍한 아이로 취급받기 싫어 상담을 회피합니다. 

     

인터뷰: 이충재 (가명) / 18세

"자존심 때문에 안 했던 것 같아요. 상담하자고 하면 일부러 회피하고 좀 불쌍해 보일까 봐? 어른들이 보면 그런 거 있잖아요. 불쌍하고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학교 내 상담 과정에서 재혼 사실이 알려지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희주 (가명) / 16세

"그냥 수업 시간을 빼서 (상담을) 하거든요. 그러면 애들이 다 어디 가는지 아니까 상담받는 애라고 얘기도 나고…"

     

상담교사와 담임교사들 사이에 상담 내용이 공유되면서 비밀이 노출되기도 합니다.

     

인터뷰: 민주현 (가명) / 고등학교 2학년

"상담한 선생님이랑 담임 선생님이랑 다른 선생님이랑 얘기를 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그게 자꾸 밖으로 얘기가 나가니까…"

     

상담을 받아도 형식적인 경우가 많고, 가족 문제에는 변화가 없어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인터뷰: 설희정 (가명) / 고등학교 1학년

"그냥 심리검사 하고 나서 제대로 설명을 해주시는 것도 없었고 그냥 내용을 넌 엄마한테 어떤 걸 원하냐, 엄마랑 아빠랑 어떻게 됐으면 좋겠냐 이런 거 물어보시는데 크게 의미 없는 것 같아요."

     

상급 학교로 올라가면 상담 교사가 바뀌고, 다시 처음부터 상담해야 하는 것도 부담입니다. 

     

인터뷰: 김예은 (가명) / 17세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넘어오면서 저를 상담해주시는 선생님도 바뀌었거든요. 새로 다시 얘기하기도 그렇고 (해서 상담을 안 했어요)"

     

아이들이 상담을 받으려고 해도 부모들이 노출을 꺼려 반대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미주 (가명) / 중학교 2학년

"상담 같은 게 아무리 비밀로 해 달라 해도 부모님께 연락되는 게 절차라고 해서 해본 적 없어요, 엄마가 반대했기 때문에…"

     

부모 동의를 받지 못해 우울증이나 불면증에 시달려도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최희연 (가명) / 중학교 3학년

"수전증이 갑자기 생기고 불면증인가 그런 거 때문에 (병원 갔더니) 신분증을 달래요. 아직 학생이라니까 안 된다고, 부모님 동의하셔야 된다고…"

     

기본적인 상담과 치료조차 받지 못하면서 재혼 가정 아이들의 고통은 속으로만 곪고 있습니다. 

     

EBS뉴스 금창호입니다. 

금창호 기자 guem1007@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