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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가정의 아이들] 8편. 집 밖에선 사촌 행세‥남 같은 의붓형제

사회

이동현 기자 | 2017. 12. 28

[EBS 집중취재] 

재혼가정의 자녀들은 계부모 뿐 아니라 의붓 형제자매 사이의 갈등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계부모의 묵인 하에 의붓형제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한 집에 살지만 서로 미워하며 남처럼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계속해서 이동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재혼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강미선 양은 10살 많은 이복 언니와 남처럼 지냅니다.

     

이복 언니가 친부와 계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란 자신을 미워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는 한 번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강미선 (가명) / 중학교 3학년

"항상 야, 너 이렇게 불렀는데 그렇게 부를 때마다 좀, 그래도 친동생은 아니지만 같이 한집에 사는 식구인데…"

     

함께 집에 있을 때에도 남남처럼 지냅니다. 

     

불편한 마음에 서로를 피해 집밖으로 나가버릴 때도 많습니다. 

     

"거실에 같이 있으면 불편해, (언니가) 불편한 티를 내니까 저도 괜히 싫은 소리 듣기 싫고 그래서 그냥 제가 자리를 피하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새 엄마가 데려온 의붓 오빠, 언니와 같이 사는 준희. 

     

인터뷰: 고준희 (가명) / 고등학교 2학년

"겉으로는 좀 괜찮아요. 말도 좀 서로 착하게 하고 근데 이제 서로 싫어하는 게 티가 나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는 의붓자매라는 사실을 숨기고 사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말 하는 게 싫어서 서로 사촌이라고 하자 얘기했는데 (친구들이) 물어보는 거예요. 너 사촌은 잘 지내냐고 그런 질문 받았을 때 난감해요. 뭐라고 얘기해야 되지…"

     

의붓 오빠와의 관계도 불편하기만 합니다.

     

친척들은 친오빠가 아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걱정합니다. 

     

"큰엄마들이랑 고모들이 여자니까 조심하라고 단둘이 집에 못 있게 했거든요. 그 오빠랑 나랑 둘만 있다 그러면 당장 나오라고…"

     

재혼자녀들은 의붓 형제의 폭행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5살 많은 의붓 형과 함께 산 김석민 군.

     

의붓 형은 부모가 없을 때면 늘 자신에게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인터뷰: 김석민 (가명) / 18세

"머리를 때릴 때도 있고 발로 찰 때도 있고 주먹도 있고 때리는 방법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였어요."

     

사정을 알게 된 학교에서는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이랑 다 모든 학교 선생님들이 형한테 폭행을 당하는 것 같다고 그래서 맞은 거 사진 찍고 그러고 경찰서에 넘기려고 했는데…"

     

이처럼 재혼자녀들은 서로를 형제자매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아예 남으로 취급하며, 자신의 물건을 만지지도 못하게 하고

     

인터뷰: 이나영 (가명) / 17세

"언니가 게임기가 있었거든요. 제가 그걸 하고 싶어서 새엄마한테 허락을 받고 했어요. 그런데 언니가 들어와서 왜 자기 물건을 맘대로 만지냐고. 그러면서 성질 엄청 내는 거예요."

     

친 형제였으면 웃고 넘어갈 일도 쉽게 용서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감우성 (가명) / 고등학교 3학년

"컴퓨터를 형 몰래 했어요. 형이 왜 했냐고 하면서 때리는데 처음에는 주먹으로 때리고…"

     

계부모의 폭행과 억압에 멍든 재혼자녀들은 의붓 남매와의 갈등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EBS뉴스 이동현입니다.  

이동현 기자 dhl@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