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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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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가정의 아이들] 4편. 방치된 아이들‥"생일상도 못 받아"

사회

이동현 기자 | 2017. 12. 26

[EBS 집중취재] 

부모의 일방적 결정에 따라야만 하는 아이들은 재혼 후에도 계부모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생일상이나 여행은 꿈도 못 꾸고 교통비까지 벌어야 하는 생활고까지...집에서 부모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그리운 아이들입니다. 계속해서 이동현 기잡니다.  

 

[리포트]

     

4살 때부터 계부와 살았던 김민철 군.

     

9년 넘게 한 집에서 지냈지만, 한 번도 같이 식사를 한 기억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민철 (가명) / 21세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어본 적이 없고 맨날 혼자 먹고 그런 세상이 반복되다 보니까 아예 사랑을 느끼지 못한 거예요."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잠만 자기 일쑤였고 주말에도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만 했습니다. 

     

외로움을 떨치려고 먼저 말을 걸어 봐도 대화는 5분을 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철 (가명) / 21세

"대화 시도하면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요 그냥. 아예 대화 이어갈 생각 없이 그러려니 하고서 넘기니까 대화를 10분조차를 못해요. 한 5분 정도만 하는 것 같아요."

     

17살 민희는 친모의 생일상이 그립습니다. 

     

4년 전부터 함께 산 계모는 한 번도 생일을 챙겨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친모가 차려줬던 케이크와 미역국을 생각할 때면 원망과 서러움이 북받쳐 오릅니다. 

     

인터뷰: 박민희 (가명) / 17세

"말하면 울 것 같은데. 그냥 그 저는 (생일상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 것도 안 해주고 예전 엄마는 되게 크게 챙겨 주셨죠. 케이크나 편의점 무알콜 와인 이런 거 사가지고…"

     

용돈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통신비와 교통비, 화장품비 등 생활비를 벌기 위해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습니다. 

     

전단지 배포부터 연극 티켓 판매, 식당 주방일까지 안 해 본 일이 없습니다. 

     

인터뷰: 박민희 (가명) / 17세

"(계모가) 옷을 산다든지 차를 바꾸신다든지 이런 거 보면 용돈을 안 줄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이처럼 취재진이 만난 대부분의 재혼 가정 아이들은 제대로 된 양육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가족들끼리 외식도 안 하고 

     

인터뷰: 서희정 (가명) / 중학교 3학년

"거의 두 분만 가시고 저희는 그냥 집 보는 정도…"

     

여행도 안 갑니다. 

     

인터뷰: 김현철 (가명) / 고등학교 3학년

"친구는 낚시도 가고 아버지랑 어머니랑 그러는데. 가족여행 가는데 저는 그런 게 없으니까 부럽기고 했고 서운하기도 했어요."

     

학교 행사에도 일절 참여하지 않고 

     

인터뷰: 최희연 (가명) / 고등학교 2학년

"부모님이 꼭 와야 되는 것, 그런 것도 안 오세요. 새엄마는 그냥 집에 있거나 약속 없는데도 불구하고 안 오세요."

     

학원에도 안 보내줍니다. 

     

인터뷰: 김석현 (가명) / 고등학교 1학년

"학원도 좀 음악도 피아노도 하고 싶고 그래서 말씀 드렸는데 네가 알아서 해라 교과서만 보면 된다 이런 식으로 해서 학원도 안 보내줬었고…"

     

심지어 비행이나 탈선을 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최성태 (가명) / 19세

"새엄마는 아예 관심이 없는 거예요. 늦게 들어오거나 뭐 하거나 관심이 없는 거예요."

     

부모의 재혼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 믿었던 재혼 자녀들. 

 

이제는 평범한 가정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마저 꺾여버렸습니다. 

     

EBS뉴스 이동현입니다.  

이동현 기자 dhl@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