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 주간 교육현장

공유 인쇄 목록

<한 주간 교육현장> 교육부 특수학교 증설, 남은 과제는?

한 주간 교육현장

이윤녕 기자 | 2017. 12. 08

[EBS 한 주간 교육현장]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무릎까지 꿇었던 학부모들의 모습,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그 일이 있은지 3달여 만에 교육부가 특수교육 발전 계획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의 갈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 이윤녕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우선, 교육부가 이번 주 발표한 특수교육 발전 방안, 골자를 좀 짚어본다면요?

     

이윤녕 기자

네, 교육부가 내놓은 방안, 정확한 명칭은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입니다.

     

이번 5개년 계획을 보면, 우선 2022년까지 특수학교 22곳 이상을 신설하는데요. 

  

여기에 일반학교 내에 있는 특수학급도 유치원 4백 학급을 포함해서 모두 1천250개를 증설합니다. 

     

동네에 다닐 학교가 없어서 멀리까지 등교를 해야 하는 장애학생의 원거리 통학과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전국의 특수학교는 지금 174곳에서 196곳 이상으로, 특수학급은 1만 3백여 곳에서 1만 1천5백 곳 이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유아 시기의 특수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에 최소 1개 이상씩 통합유치원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통합유치원이라고 하면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이 일대일 비율로 구성되는 곳인데요. 

 

이렇게 어릴 때부터 아예 통합교육을 장려하겠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현재 67.2%에 불과한 특수교사 배치율, 학생 4명당 교사 1명인데요. 

  

이 비율도 크게 높아져 오는 2022년까지는 교사 배치율을 90% 이상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런데 특수학교를 많이 짓겠다는 것도 좋지만,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 특수학교가 신설되는 지역에 있는 주민들과의 갈등 아니겠습니까. 최근 비슷한 논란들도 계속 나왔었고요. 

     

이윤녕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 특수학교 증설에 있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바로 주민들의 반발입니다. 

  

실제 학교가 들어설 지역의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제일 문제인 건데요. 

     

알려진대로, 서울 지역에는 지난 15년간 특수학교가 단 한 곳도 들어서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특수학교 주변에 살면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거든요. 

     

때문에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장애학생들은 집 주변에 학교가 없다보니까, 집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으로 통학을 하기 위해 하루 2~3시간을 써야하는 상황들이 벌어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당장 올해 9월만 해도 서울 강서지역 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이 예정돼 있던 초등학교 부지에 한방의료원을 세워야 한다고 거세게 반발하면서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기도 했잖아요. 

     

바로 이런 부분이 그런 잘못된 인식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정부에서 학교를 늘리겠다고 해서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될 거라고 보긴 힘들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주민들과의 갈등, 정부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을 부분일 텐데, 여기에 대해 교육부는 어떤 입장인지 궁금한데요. 학교 신설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대책들도 함께 내놓은 상황인가요?

     

이윤녕 기자 

네, 우선 교육부는 학교 신설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특수학교 부지를 확보해서, 보다 원활한 학교 신설에 나선다는 계획인데요.

     

일단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신도시에 특수학교를 설립할 경우에,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이나 '학교시설사업 촉진법' 같은 법령 개정을 통해서 학교 부지를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특히 기존에 있는 도시의 경우에는, 꼭 교육청 소유의 특수학교 부지가 아니더라도 지역 대학이나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부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열어뒀습니다. 

     

사실 그동안 기존 도시는 사유지 매입도 어려울뿐더러, 국·공유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민 반발을 우려해서 지자체가 부지 제공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리고 이 주민 반발 문제와 관련해서는 특수학교 설립과 더불어, 지역 주민들도 사용할 수 있는 복합시설을 만들어 공개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을 최대한 설득하겠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특수학교 설립 추진 과정에서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의 진행과정을 눈여겨 봐야할 것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특수학교 증설에 관한 정부의 의지가 느껴지기는 한데, 그래도 결국은 이런 정책적인 부분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윤녕 기자

네, 물론 그렇습니다. 

     

사실 논란이 됐던 '강서지역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는 어떻게 보면 장애학생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정말 무릎까지 꿇으면서, 장애아이들도 교육 받을 권리가 있지 않냐고 호소하던 학부모들의 간절한 모습에도 주민들의 지역 이기주의는 여전해서, 참 지켜보는 취재진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안타까울 따름이었습니다.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문제는, 대부분이 특수학교를 일종의 '혐오 시설'로 여기고 있어서 학교가 들어오면 집값도 떨어지고 동네 이미지도 떨어진다고 주장하는데요. 

     

그런데 여러 차례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실제로 특수학교가 세워진 160여 곳의 부동산 가격 변화를 조사한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게 확인이 됐거든요. 

     

이런 걸 보면 장애인을 향한 우리 사회의 어떤 배타성, 이런 것들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아무쪼록 이번 정부 발표를 계기로 특수교육,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한층 더 성숙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특수학교 증설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장애학생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부터 바뀌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윤녕 기자 ynlee@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