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취재

공유 인쇄 목록

[금녀의 벽 기획 1편] '금녀의 벽' 허물어 새 길 개척하는 '여성 건축기사'

평생

송성환 기자 | 2017. 09. 18

[EBS 집중취재] 

요즘은 여성들도 성 역할 고정관념을 허물고 사회에서 활약하는 '여풍당당시대'인데요. 하지만 아직도 지하철 기관사, 건축기사, 심판, 오케스트라 지휘자 등 남성 고유 영역으로 분류된 직업들과 편견들이 존재하는 게 현실입니다. EBS뉴스에서는 용감하게 금녀의 벽을 부수고 전문가로 자리잡은 여성들을 조명해보는 연중기획, '여기서 일한다, 여성이 일한다'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4년차 건축기사 박근혜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송성환 기잡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

     

언뜻 건설현장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작은 체구의 한 여성이 중장비를 실은 트럭과 고층 아파트 사이를 분주히 오갑니다.

     

신축 아파트 단지에 조경시설을 만들고 있는 29살의 4년차 건축기사 박근혜 씨입니다.

     

인터뷰: 박근혜 / 4년차 건축기사

"도면이 먼저 내려오면 아무래도 현장을 반영을 한다 해도 현장이랑 달라지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현장이랑 조절을 하죠."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며 시공회사의 건축기사를 꿈꿨던 근혜 씨.

     

하지만 그녀가 입사한 2014년 당시만 해도 사무실이 아닌 건설현장에서 뛰는 여성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스무 명이 넘는 입사 동기 가운데에서도 여성 건설기사는 단 두 명뿐.

     

여성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근로자들에게 무시당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박근혜 / 4년차 건축기사

"제가 입사했을 당시 어리고 여자고 하다 보니까 심한 경우는 저보고 집에 가라고. 처음 보자마자 반말하시고 너 뭐냐, 너 왜 밖에 나와 있냐, 집에나 가지. 어떤 분은 제가 지나가는데 아가씨, 아가씨 하고 불러요, 제가 옷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가씨, 아가씨 여기 웬일이야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시기도 하셔요."

     

 처음엔 그런 근로자들에게 항의도 하고 싸움도 해봤다는 근혜 씨. 

     

하지만 현장에서도 여성이라는 낯선 존재를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그녀는 거친 남성들 속에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고 화합하는 법을 터득해 나갔습니다.

     

인터뷰: 박근혜 / 4년차 건축기사

"제가 부탁을 드리거나 하면 팀장님 쪽에서 그래, 박기사가 얘기하니까 내가 해줄게 이런 부분도 있고 또 딸 나이대다 보니까 딸 같이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았어요)"

     

인터뷰: 서한덕 / 현장소장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해야 할까요. 근로자들에 대한 통솔력도 더 나아지고 있고, 근로자들이 오히려 남성 직원들이 하는 것보다도 더 잘 (따르고 있습니다)"

     

휴일 없이 돌아가는 건설 현장의 특성상 강한 체력이 필수인 만큼, 입사 이후 매주 달리기와 요가를 거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근혜 / 4년차 건축기사

"안전복을 다 착용한 상태에서 그렇게 걷다 보면 체력적으로 많이 힘을 요하긴 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꾸준히 관리를 하고 운동하고 했던 부분이 많이 도움이 됐었죠."

     

건축인을 꿈꾸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근혜 씨.

     

꿈만 있다면 여성이라는 이유로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박근혜 / 4년차 건축기사

"물론 남자들도 힘들어서 포기를 많이 해요, 중도에서. 그래서 여자라서 포기한다보다는 여자이기 때문에 한 번 할 수 있다…"

     

박근혜 씨는 오늘도 편견의 벽을 허물고, 여성 건축기라는 탑을 차곡차곡 정성스럽게 쌓아나갑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송성환 기자 ebs13@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