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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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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영화 '택시운전사'‥흥행 요인과 메시지는?

하재근의 문화읽기

문별님 작가 | 2017. 08. 07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지난 2일에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오늘은 ‘택시운전사’의 흥행 요인과 이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아나운서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 흥행 속도가 그야말로 폭발적이네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택시운전사’가 올 여름 천만 관객 1순위 기대작이긴 했지만, ‘명량’하고 비견될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흥행을 할 거라고는 예상을 못 했죠. 왜냐하면 이게 둘 다 역사극인데, ‘명량’ 같은 경우에는 우리의 거국적인, 민족적 이슈인 한일 이슈를 다뤘기 때문에 그렇게 흥행이 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영화 같은 경우에는 광주의 민주화운동인데 당연히 거국적인 이슈이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이 이슈를 불편해하는 정치 입장을 가진 분들이 있는 게 사실이니까. 아무래도 ‘명량’보다는 열기가 떨어질 것 같았는데 그것과 비슷한 열기가 나타나니까, 지금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역시나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 씨의 티켓 파워도 있을 테고, 그 시대를 살아왔던 분들의 어떤 공감 능력들이 아무래도 이 영화의 흥행 요인이 아닐까 싶은데 유독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 뭐라고 보시나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말씀하신 대로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의 공감, 8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 분들이, 50대 분들이 모처럼 극장 나들이를 가시고, 혼자 가시는 게 아니라 자식들 손을 잡고, 가족 관람을 가기 때문에, 그리고 이게 지금 한국 영화가 올 상반기에 굉장히 흥행이 안 좋았는데 모처럼 볼 만한 영화가 나오니까 거기에 또, 한국 영화를 보고자 하는 에너지가 있는 측면도 있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소재의 힘, 이게 매우 중요하게 작용을 한 건데, 지난 정부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 때 제창하느냐 마느냐 이렇게 논란이 있을 정도로 광주민주화운동이 홀대를 받은 듯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역사를 바로 세워야 된다는 반작용이 있는 거죠. 특히 지난 연말에 촛불집회 정국이 있었는데 그 에너지, 적폐청산이라든가 역사 바로 세우기라든가 이 열망이 그대로 남아서 이 영화에 투영이 되는 거고, 그리고 우리 사회에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아직도 남아서. 그리고 지난 정부 때 대통령이라든가 국정원의 행태라든가 이런 것에서 나타나는 반헌법적 움직임들, 그런 걸 보면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된다, 이 열망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사건 중의 하나인 광주민주화운동, 여기에 투영이 되면서 ‘택시운전사’의 흥행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사실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영화이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실감을 하고 공감대를 넓혀 가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 영화가 우리 사회에 지금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이 영화가 주인공이 택시운전사죠. 바로 평범한 소시민, 평범한 분이 어느 순간 자신의 인지상정에 입각해서 행동을 했는데 그게 바로 비범한 선택이 되는. 그래서 역사의 위대한 순간을 만들어내는. 이러한 것을 보여주면서 바로 이 시대에도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의 비범한 선택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지난 겨울에 촛불집회 같은 것이 그것이었는데, 그런 식으로 우리가 중요한 결단을 해서 역사를 만들어나가야 된다, 이런 메시지를 전해주는 거고. 또 하나가 언론의 역할. 광주민주화운동이 언론이 역할을 해주지 않았으면 그게 아직도 폭동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을 텐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외국인 기자라든가 몇몇 기자들의 역할을 통해서 진실이 알려진 겁니다. 근데 오늘날 우리나라의 언론이 지난 정부 때 박근혜 대통령 용비어천가를 불러서, 태블릿PC가 발견되기 전까지 국정농단이 벌어지는 걸 언론이 거의 방조한, 그런 것이 있었는데, 이제라도 언론이 지난 광주의 민주화운동을 알린 외국인 기자처럼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된다. 그래야 이 사회에 정의가 바로 선다는 메시지를 이 영화가 전해주고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말씀하셨듯이 다시금 5.19 민주화운동에 대한 재조명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왜곡을 바로잡는 역할도 많이 했고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그렇죠. 이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이 지금 중요한 이유가, 아직까지도 가해자가 잘못을 정확하게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일부 인터넷에선 누리꾼들이 희생자,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조롱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심지어 아직까지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의 공작에 의한 폭동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지난 총선 때는 말끝마다 호남, 호남 이러면서 광주의 민주화운동을 통해서 이루어진 지역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이런 사람들도 나타났기 때문에 이 영화를 통해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인 의미가 좀 제대로 자리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맞습니다. 갑자기 어둠은 빛을 가릴 수 없다, 거짓은 진실을 덮을 수 없다 이런 말들이 떠오르는데요. 이름 없는 작은 평범한 영웅들을 떠올릴 수 있는, 다시 되새겨봐야 하는 영화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문별님 작가 hiphopsaddy@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