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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년째 이어진 인권침해‥"우리 학교를 도와주세요"

교육, 중등

금창호 기자 | 2017. 07. 24

[EBS 집중취재] 

최근 '울산 A고를 도와주세요'라는 SNS 제보내용이 논란이 됐었습니다. 여학생들에게 "나중에 술집에 나갈 애들"이라는 등 교사가 한 말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막말과 가혹행위들이 학교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건데요. EBS 취재팀이 입수한 졸업생과 학부모들의 증언들을 보면 SNS 제보 내용과 일치하는 증언들을 상당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는 교사 10명을 징계하는 수준으로 마무리하려 하고 있지만 솜방망이 징계라는 지적과 함께 논란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금창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김 모 씨는 몇 년 전 이른바 '엄마 숙제'라는 명목으로 삶은 계란과 직접 싼 김밥을 자녀가 다닌 학교 교사들에게 보내야했습니다. 

     

울산 A고를 다닌 큰 아이가 학교 생활규칙을 어겼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인터뷰: 울산 A고 졸업생 학부모

"벌로 김밥을 싼 적이 있어요. OOO(교사 이름)이 주로 아이들한테 김밥, 파는 김밥 말고 집에서 말아오는 김밥. 그건 엄마 숙제거든요."

     

한 교사는 수업시간에 성폭행 피해자와 가해자로 학생들을 예를 들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울산 A고 졸업생 학부모

"제가 한 번씩 물어보거든요. "정말 수업할 때 그런 얘기 들었니" 저희 큰애한테 물어보니까, 정말 예시를 우리 아이를 예시를 들었대요. "네가 성폭행을 당했어, 강간을 당했어" 이름을 얘기하면서. "엄마 나한테 그렇게 했어" 그러더라고요."

     

EBS 취재팀이 입수한 최근 졸업생들의 증언 기록에선 학생들이 직접 겪은 다수의 인권침해 사례가 발견됐습니다.

     

한 졸업생에 따르면 A 교사는 교내 연애로 적발된 학생의 휴대폰 메시지 내용을 다른 교사들과 공유하고, 학생에게 연애 기간과 스킨십 정도 등을 반성문에 적게 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교사는 학교로 학생 어머니를 호출해 자녀가 쓴 반성문을 소리내어 읽게 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울산 지역 학부모단체 회원

"선생님이 한 번 더 엄마를 혼내는 거예요. 왜 딸 교육을 이렇게 시켰느냐, 딸이 이러이러한 잘못을 했다. 집에 들어와서 엄마랑 부둥켜안고 울었다 하더라고요."

     

또 다른 졸업생은, B 교사가 수업시간에 자신을 포함한 성적이 낮은 여학생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나중에 내가 술집 가면 옆에서 술 따르고 있을 애들"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졸업생은 담임인 C 교사로부터 아침조회시간에 "아침부터 네 얼굴 보고 기분 상하기 싫으니 재수 없으니까 나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올해 졸업생 학부모

"사소한 이유들, 선생님이 들어왔는데 잠깐 딴짓을 했다, 이러면 선생님들이 오셔가지고 뺨을 때린다거나. 저희 애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 고등학교 시절이라고 해요."

     

학교 안에서 일어난 이런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들은 결국 지난달 SNS에 '울산 A고를 도와주세요'라는 계정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는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1개월 1명 등 총 교사 10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 책임이 있는 교사들은 징계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울산 지역 인권단체들은 정확한 진상파악 없이 이뤄진 사태 무마용 징계라며 교육청에 민관 합동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탭니다. 

     

인터뷰: 최민식 소장 / 울산인권교육센터

"어떻게든 빨리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교사들 몇 명을 징계함으로 해가지고 이걸 무마시켜보려고 하는 의도가 다분히 있었다는 거예요."

     

이 단체들은 또 학교 내에서 일어난 일종의 아동학대와 방조 행위라며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학교는 학교가 새로운 생활지도 규정을 만드는 등 정상화되고 있는 중이라며 취재 요청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EBS뉴스 금창호입니다.

금창호 기자 guem1007@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