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 주간 교육현장

공유 인쇄 목록

<한 주간 교육현장> 국정기획위, 고교학점제 현장 방문

한 주간 교육현장

황대훈 기자 | 2017. 06. 02

[EBS 저녁뉴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맡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새 정부의 5년치 정책 로드맵을 짜고 있는 중인데요. 오늘은 자문위에서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사회분과 위원들이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교육공약 가운데 하나인 ‘고교학점제’의 모델이 되고 있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찾았습니다. 학생들이 대학처럼 자유롭게 수업을 골라듣는 ‘학점제’가 적용되면 우리 교육 현장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될 텐데요. 현장을 다녀온 취재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아나운서

오늘 다녀온 현장, 어떤 곳입니까?

 

황대훈 기자

서울의 도봉고등학교입니다. 

 

저희 뉴스에서도 저번에 한번 다룬 적이 있는데요.

 

이 학교는 학생들이 대학처럼 수업 시간표를 자기가 직접 짜고, 학교가 거기에 맞춰서 수업을 개설해 주는 식으로 운영이 됩니다. 

 

교과목 전면 선택제라고도 하고, 개방형 선택교육과정이라고도 하는데요. 

 

문재인 정부에서 공약한 ‘고교학점제’의 일종의 시범학교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지금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위원들이 정책 설계단계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차원에서 방문한 겁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대학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된다던데,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운영되는 겁니까?

 

황대훈 기자

지금 보시면 수업장면이 나오고 있는데요.

 

2학년 학생들인데, 같은 반이 아닙니다. 

 

저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이 다 섞여서 수업을 듣고 있는 겁니다. 

 

꼭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은 1학년 때 다 몰아서 듣고, 2 3학년 때는 거의 모든 과목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골라 듣습니다. 

 

보시면 학생들 숫자가 많지 않지요. 

 

7명만 신청을 해도 수업을 개설해주거든요. 

 

지금 보고 계시면 사물함이 나올 텐데요. 

 

복도에 설치된 게 특이하죠. 

 

이 학교는 ‘홈베이스’라고 부르는데,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이곳으로 와서 다음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꺼내서 각자 교실로 이동하는 거죠. 

 

학생들이 진로상담을 통해 맞춤형 시간표를 설계하고, 자기가 듣고 싶은 수업을 들으니까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하고요.

 

매 시간 만나는 학생들이 달라지니까 따돌림이나 폭력 문제도 적어졌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교실 형태도 달라지고, 수업 규모도 달라지는데 부작용은 없나요?

 

황대훈 기자

학생들에게 맞춤형 수업을 해준다는 장점이 뒤집으면 단점이 되는데요. 

 

일단 수업 종류가 많아지니까 교사들의 부담이 커집니다. 

 

보통 학교는 수업이 11개 정도 열리는데 이 학교는 20개가 넘습니다. 

 

교사들이 수업 2개는 기본이고 3개 4개까지 맡는 경우가 생기고요. 

 

저 모든 작업을 전부 수기로 진행해야 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래서 역시 인프라, 교사 숫자와 교실 숫자, 온라인 수강신청 시스템 같은 것이 있어야 내실 있는 운영이 가능하다는 지적이고요. 

 

더 민감한 문제는 역시 평가제도죠. 

 

아까 8명 있는 교실에서 지금 내신등급으로 따지면 1등급은 딱 한 명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누구도 작은 수업을 선택하지 않겠죠. 

 

입시에 유리한 과목으로 몰릴 우려도 있고요. 

 

결국 평가제도 개선과 같이 가야 된다는 지적입니다. 

 

참석자들 인터뷰 연달아 보시죠.

 

인터뷰: 조희연 / 서울시교육감

"학생들의 과정, 성장을 주로 드러내는 의미에서의 성장평가, 내신 절대평가와 결합해서 고교학점제가 실시되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가지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생깁니다."

 

인터뷰: 유은혜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평가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어떻게 하나의 제도를 딱 애기하긴 어려울 것 같고요. 그런데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게 되면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게 그 방향으로는 맞게 되는 거죠."

 

유나영 아나운서

내신 절대평가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대학 입시 정책과 무관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황대훈 기자

지금 수능 절대평가제부터 내신 절대평가제까지 전부 문재인 정부 교육 공약에 포함은 되어 있긴 했습니다. 

 

성취평가제라고 해서 학생 개개인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따지는 새로운 평가제도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교육정책 하나를 시행할 때 대학 입시, 평가 제도, 교사 인원 확대 이렇게 워낙 고려할 것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위원회에서도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요. 

 

차기 교육부 장관 인선도 지켜볼 필요가 있겠고, 무엇보다 지금 중3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이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대입제도 관련해선 EBS에서 대규모 인식조사 결과가 나왔죠?

 

황대훈 기자

네, EBS 다큐프라임 <대학입시의 진실>에서 2주에 걸쳐 지금 대학입시제도의 어두운 부분을 집중 조명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진행된 이 대규모 설문조사에 대해 다시 짚어보자면 이렇습니다. 

 

우선 EBS가 기획하고,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의 협조를 받아서 전국 17개 시도의 고등학교를 폭넓게 다뤘고요.

 

전문 설문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인원만 3만 8천명이 넘어서,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대입제도 관련한 설문조사 중에선 최대인원이고요.

 

고등학교 2학년생 1만 5천명, 그 학생들의 학부모 1만 9천명, 또 고3 담임교사 3천명의 의견도 들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학생부와 수능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공정한 입시 전형이냐는 질문을 던졌는데 정시 선호도가 높게 나왔죠?

 

황대훈 기자

그렇습니다. 

 

개천에서 용 나는 대입제도, 그러니까 좀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더 기여하는 제도가 뭐냐는 질문에 정시라고 대답한 비율이 34%로 제일 많았죠.

 

학생부종합전형이 26%, 학생부교과가 16%로 이 둘을 합치면 학생부전형 자체에 대한 호감도가 정시를 넘어선다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러면 수능을 확대하는 게 공정한 방향이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겁니까?

 

황대훈 기자

일단 현재 제도에 대한 호감도라고 해야 할지 신뢰도라고 해야 할지, 이런 것들이 나타났다고 봐야겠는데요.

 

보도해드린 대로 학생부종합전형이 안고 있는 여러 부작용과 한계들이 교육현장에 이렇게 받아들여지고 있구나, 이렇게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하지만 또 이런 부분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겠는데요.

 

학생만 놓고 보면 ‘정시’를 더 선호한다고 말한 학생들이 자사고, 특목고 학생들이 오히려 더 높지요. 

 

집중적인 입시공부를 통해 확실하게 합격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서울로 좁혀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교육비 투자가 가장 많은 강남3구 지역 학생들이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정시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죠. 

 

그만큼 본인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겁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학생부 종합전형은 어떤가요?

 

황대훈 기자

정반대로 나타나는데요. 

 

일반고 학생들, 또 강남 3구가 아닌 다른 지역의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앞서 교사들 의견은 아주 부정적으로 나왔었는데요. 

 

적성과 소질에 맞게, 주입식교육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부종합전형이 도입된 이런 좋은 취지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이런 상반된 의견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면 지금 드러난 문제점을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거죠. 

 

학생부종합전형를 여러 방식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해왔는데요, 

 

이번 정부 공약에도 또 여러 후보들의 공약에서도 대입제도 간소화가 포함된 건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죠.

 

용경빈 아나운서

학생부전형 도입의 좋은 취지, 이런 것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제대로 직시하고 개선점을 찾는 노력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황대훈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황대훈 기자 hwangd@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