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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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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역사>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책 밖의 역사

전하연 작가 | 2017. 01. 24

[EBS 저녁뉴스]

겨울이면 우리를 찾아오는 음악작품들이 있습니다. 차이콥스키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입니다. ‘겨울 나그네’는 평생 가난과 고독으로 짧은 생을 살았던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가곡 모음 모음인데요, 오늘 ‘책 밖의 역사’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실연당한 젊은이가 추운 겨울, 방랑의 길을 떠나며 시작됩니다. 


Fremd bin ich eingezogen, 

이방인으로 왔다가

Fremd zieh' ich wieder aus.

다시 이방인으로 떠난다

Der Mai war mir gewogen 

5월은 수많은 꽃다발로

Mit manchem Blumenstrauß. 

나를 맞아 주었지


‘겨울 나그네’는 총 스물네 곡으로 되어 있는 연가곡인데요, 


사랑에 실패한 청년이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눈과 얼음이 뒤덮인 추운 들판을 헤매며 거기서 체험하는 일들을 노래로 나타냅니다. 


슈베르트와 동시대를 살았던 시인 ‘빌헬름 뮐러’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여 작곡했죠.

  

‘겨울 나그네’의 다섯 번째 곡인 ‘보리수’는 가장 유명한 곡으로 종종 단독으로 불립니다. 


Am Brunnen vor dem Tore 

성문 앞 우물가에

Da steht ein Lindenbaum; 

보리수 한 그루 서 있네

Ich traumt' in seinem Schatten

그 보리수 그늘에서

So manchen sußen Traum.

나는 수없이 많은 단꿈을 꾸었지

Ich schnitt in seine Rinde

나는 그 보리수 가지에

So manches liebe Wort; 

그토록 여러 번 사랑의 말을 새겼지

  

전체적으로 어두운 정서가 가득한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바로 전 해인 1827년, 그의 나이 서른 살에 작곡되었습니다. 


슈베르트는 31년의 짧은 생애 동안 1천여 곡이 넘는 작품을 남겼지만 생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무명의 음악가였습니다. 


평생 가난과 고독을 지고 살아야 했던 그는 ‘겨울 나그네’를 작곡할 당시에도 지독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었는데요,

   

‘겨울 나그네’ 속의 청년도 마지막으로 갈수록 고통과 절망 속에서 죽음에 대한 상념을 노래합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곡에서 청년은 추운 거리에서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음악을, 멈추지 않고 연주하는 악사에게 공감을 느낍니다.

 

Druben hinterm Dorfe

마을 저편에 손풍금을 연주하는 

Steht ein Leiermann 

노인이 서 있어

Und mit starren Fingern 

곱은 손으로 힘껏 

Dreht er was er kann. 

손풍금을 연주하고 있네


이번 겨울에는 가사를 음미하며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전곡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전하연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