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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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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멘토: 사춘기를 부탁해> 사춘기 자녀-갱년기 부모 갈등은 이렇게!

사춘기를 부탁해

조희정 작가 | 2016. 11. 03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사춘기 아이들만 격정적인 변화를 겪는 건 아닙니다. 부모들 

역시 중년이 되면서 신체적·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되죠. 집에선 이른바 사춘기 자녀와 갱년기 부모의 전쟁이 

일어나기 쉬운데요, 이 갈등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지금 <사춘기를 부탁해> 부모 멘토들이 두 가지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이성아

사춘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어떤 변화를 겪을까요? 주변에서 듣거나 우리 이야길 좀 해봐도 좋을 거 같아요.


최안나

우리가 2,3,40대까진 사실 몸이 늙는다는 걸 크게 못 느껴요. 약간 전보다 주름도 생기고 기운도 없고 거의 못느끼지만 50대 전후 갱년기가 되면 몸이 확 그야말로 늙는구나. 눈부터 침침하고 작은 글씨 잘 안보이고. 여러 가지 몸의 변화. 이제 내가 정말 노화에 들어섰구나 느낍니다. 근데 그 시기가 아이들은 이제 또 사춘기. 여러 가지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는 의지를 가져서 부모에게 반발도 하고 갱년기와 사춘기가 부딪쳐서 집안에서 전쟁이 나기 쉬운 그런 시기기도 합니다. 


이성아

심리적으로 보면 어쩌면 반대인 거 같아요. 심리적으론 너무 익숙하고 안정된 부분이 너무 오래동안 유지되어 오면서 사람들에겐 성장과 발전에 대한 욕구가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 


최안나

그것도 정말 개인차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환자들한테 예를 들면, 그동안 너무 업무가 많으셨던 분들은 조금 쉬어가는 생활을 조절하는 게 도움이 되실 수도 있고, 그동안 내가 내 일은 없이 누군가를 위해 봉사, 계속 준비된 엄마로서만 사셨던 분들은 오히려 자기 동기를 가지고 무언가 나의 관심사를 가지고 열중하시는 게 도움이 되실 거 같고.


백종화

결국은 변화잖아요. 몸이 변함으로 인해 내 생활과 마음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자 이 말씀인 거 같아요. 근데 나는 변화를 추구하는데 애들이 봤을 땐 엄마가 왜 저러지? 이런 물음표를 던지게 되는 거죠. 우리 엄마가 어떻게 보면 늘어지는 것 같을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멋을 내는 것 같을 수도 있고 어떤 부문에선 나한테 신경 안쓰고 자길 위해서만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느낄 수가 있는데 이 아이들은 화학적 변화가 더 센 시기잖아요.


이성아

불안할 수 있죠. 왜냐하면 아이들에게 엄마란 존재는 항상 그 자리에서 버텨주고 견뎌주는 걸 아이들은 기대를 하잖아요. 근데 만약에 이 두가지. 아이들의 변화와 엄마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서로의 변화가 공유가 되지 않을 때 더 큰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백종화

그렇기 때문에 이 변화를 아이들에게 좀 알려주셔야 해요. 근데 우린 부정적으로 많이 알려주거든요? “엄마도 갱년기야. 힘들어 죽겠어. 나 건들지 마. 사는 재미가 없어” 그래서 요새 흔히 하는 말이 사춘기와 갱년기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 이런 표현 많이 하잖아요. (이기는 사람은 없는데요, 아빠만 져요)

그래서 그런 상황을 우린 일단 아이들의 보호자기 때문에 우리의 상황을 잘 전달해 주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힘들다, 어렵다, 나쁘다 라는 부정적 표현보단 엄마가 이런 변화를 겪고 있는데 나도 당황스러운데 조금 적응해 가고 있고, 이런 식으로 풀어가고 있어. 그래서 “아 엄마가 변하고 있는데 풀어가고 있구나” 이렇게 해주고. 

이게 딸하고 아들하고 달라요. 딸에겐 감성적으로 호소를 좀 해주고 아들에겐 신체적으론 신체적으로 뭐가 이렇게 바뀐대. 이렇게 사실적으로 얘기를 해서 아이들을 이해시키는 것도 우리의 갱년기를 잘 보내는 방법 중에 하나에요.


이성아

이렇게 생각하심 좋을 거 같아요. 우리가 14살, 15살 사춘기에 들어가는 자녀를 볼 때 이러잖아요. 어 신체가 변하는 거? 자연스러운 거야. 더 좋은 쪽으로 변하는 거야. 7, 8살 되어서 이가 하나 빠지면 앞니 하나 빠지면 원래 그때가 되면 다 그런 거야. 다른 내 아이에 대해선 원래 그런 거라고 말하면서 내 몸이 신체적으로 변하면 난 그럴 수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우리가 온갖 시술을 받는 거라든가 그 자체를 받아들이길 어려워하는 거죠.


이성아

중년 정도가 되면 스스로 자기 인생에 대해 돌아보고 내가 성취한 게 뭐지 궁금증을 갖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근데 익숙한 삶을 살다보면 이룬게 눈에 딱 드러나 보이는 경우가 별로 없죠. 선생님 많이 있으시죠? (웃음) 그런 걸 자꾸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유능감, 성취감 그런 것에 몰두하다 보면 실제 사회가 그런 걸 부추기기도 하고. 그런 부분보단 내가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온 것들. 내가 이룬 것들에 대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기보다, 내가 그런 것들을 해왔던 것들을 쓰담쓰담해주고 기특해하고.


백종화

저도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뭐를 잘했을까. 생각해봤는데 아주 성격이 나빴던 건 아닌데 살아오면서 특히 애기를 낳고 결혼을 하면서 성격이 되게 좋아진 거 같아요. 견뎌야 하는 게 있으니까. 그러면서 작아졌다기 보다는 좋아졌다. 이런 게 보람이 있는 거 같아요. 

   

최안나

전 성격이 원래 그닥 좋지 않았는데 40대 들어오고 그때 여러 가지 제가 하던 일을 하면서 저도 갱년기 증상이 온 거예요. 이렇게 전문적인 환자를 치료하는 산부인과 의사조차도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한동안이 흘렀어요. 어느날 보니까 왜 이렇게 화가 나는 일이 많고 왜 이렇게 싸울 일이 많은가. 한참 반복하다 보니 아, 이 자극들이 바뀐 게 아니라 화라는 건 내 반작용이잖아요. 그것에 대한 내 반응들이 바뀐 거고 특히 내 가족들에 대한,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 환자들에게 주의하라고 했던 걸 제가 하고 있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이성아

이론을 실제로 받아들이게 된 게 어디야, 그죠. 되게 큰 게 아니더라고요. 저도 보니까 예전엔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었는데 내가 이젠 누군가를 위해 밥을 하고 있구나. 그리고 이걸 되게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구나. 오늘 이렇게 집에 가면 절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럼 꽤 잘 살아온 거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큰 것들을 성취해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난 여전히 따뜻하고 건강하게 내 삶을 살 수 있구나라고 자신감을 갖는 것. 재발견해보는 게 어떻게 보면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 삶의 또다른 삶의 챕터의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조희정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