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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을 공감하는 몇 가지 방법

문화, 공연·전시

조희정 작가 | 2015. 08. 12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사람에겐 오감이 있지만 우린 흔히 사람이나 사물, 혹은 현상을

시각에 의존해 판단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너무 시각에만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본질적인 것들을 놓치거나 존재 

그 자체를 즐길 수 없게 되겠죠. 다양한 감각들이 각각 

작용하다가 때론 상호보완적으로 혹은 제3의 시너지 작용을 

하게 되는 이른바 ‘공감각’에 대한 이해는 쉽지가 않은데요, 

마침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공감각에 대한 이해를 도울만한

전시가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지금 만나보시죠.

 

[리포트]

 

세상이 캄캄하거나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좀 특별한 안경을 만들어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안경의 이름은 ‘멋지고 불편한 안경’입니다.

  

보통은 잘 보기 위한 안경을 만들지만

오늘은 이렇게,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안경을 만들었습니다.

  

“앞이 안 보이는 사람들은 항상 불편하고 깜깜한 밤일 것 같아요.”

  

아이는 시각장애를 곧 불편함으로 연결시킵니다.

지금껏 또렷한 세상을 보는 데 익숙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어른보다 아이는 잘 알고 있습니다.

결핍이 곧 무능과 같은 말이 아니란 것을요.

  

우리에겐 다양한 감각이 있습니다.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만지고,

이 가운데 어느 한두 감각이 부족하더라도 

나머지 감각의 힘으로 우린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며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 당연한 사실을 잊고 삽니다.

그래서 때로 ‘결핍’이 ‘열등’의 다른 말이 되곤 합니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가 있습니다.

  

관객이 작품 앞에 서면

그는 작품을 통해 작가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것은 평생 악보 한 번 보지 못한 지선이가

도화지 위에 직접 그린 악보입니다.

  

“하루에 10시간씩 연습하는 바이올린 영재 김지선은 스스로 바이올린 연주를 잘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지선이와 미술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그녀가 늘 만지고 있는 바이올린과 혼연일체 되어있는 악보. 

이보다 더 지선이다운 게 있을까? 그녀가 온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음악을 그려보자고 했다.”

  

한편 전시장을 떠나서도 작품을 기억하며

작가와 교감을 계속 나눌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있습니다.

  

별도의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지 않고

관람객들이 자신의 모바일에서 도슨트 앱을 다운받아

작품 설명을 듣고 나면

갤러리를 떠난 뒤에도 시공간 제약 없이 

작품들을 다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누구나 자신의 그림을 미술관에 전시할 수 있는 

색다른 기회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집이나 학교에서 그린 자신의 그림을 앱을 통해 전송하면

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거죠.

  

“옛날에 내 얼굴이 TV에 나왔으면 처럼 내 그림이 미술관에 전시되는 그 장면을 보면 

애들이 굉장히 기뻐하고 부모님도 기뻐하고 아이에 대한 굉장히 큰 경험이 될 거예요. 

애들이 그 큰 경험으로 위대한 미술가도 될 수 있고. 

어쨌든 그 경험은 굉장히 소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주변엔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과 세상이 있습니다. 

  

우리에겐 그것을 느낄 수 있는 몇 가지 감각들이 있죠.

  

어쩌면 교육이란 아이들이 가진 그 다양한 감각들이 

서로 경계 없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요. 

  

조희정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