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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브이 39주년‥'키덜트' 문화의 성장

문화, 공연·전시

문별님 작가 | 2015. 07. 27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네,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잠시 어린 시절, 그 아련한 추억 속으로 

돌아갈 수 있는 얘기들을 준비해봤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제가 소개해드린 대로, 그대로이지 않습니까? 

지난 24일이었죠. 태권브이가 우리 나이로 마흔, 만 39세가 됐다고요?

  

하재근

네, 그렇습니다. 바로 1970년대 하고 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한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태권브이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럴 정도로 거의 국민적인 아동의 영웅이었는데, 

당시에 이제 태권브이가 1976년에 대한극장에서 개봉을 해서 

그 해 대한극장에서 21만 관객, 그리고 서울극장에서 7만 관객인데, 

이게 지금 돌이켜보면 천만 시대에 뭐 21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그 당시로는 이게 엄청난 흥행이었던 겁니다. 

그 해 전체를 통틀어서 2위였었고, 아동용 만화 영화인데도, 엄청난 흥행을 해서, 

저도 당시에 대한극장 가서 만화를 봤고. 이것은 모든 국민들의 추억인데, 

이 태권브이가 정말 당시에 선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었던 것이,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이 안에 있습니다. 

태권브이를 만든 훈이의 아버지, 박사님도 탈모인이고, 악당 카프 박사도 탈모인이고, 

뭐 이런 외형에 있어서의 묘사라든지, 그리고 또 악당이 만들어낸 나쁜 로봇, 사이보그 메리. 

사이보그 메리가 훈이를 사랑합니다. 그래서 뭔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훈이와 영이와 사이보그와의 그 관계 이런 걸 통해서 

뭔가 그 로봇과 인간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성찰, 이런 것들도 드러났었고, 

그리고 카프 박사가 그렇게 비뚤어지게 된 원인이, 

바로 이제 키가 작고 외모가 조금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외모 지적을 하고 비웃으니까, 

그것 때문에 비뚤어졌던 겁니다. 바로 그런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일침, 

이런 어떤 선진적인 스토리 구조가 있었던 것인데, 이제 좀 우리나라 요즘 나오는 아동용 극장 애니메이션이 

과연 이 정도의 문제의식을 담을 수 있는가, 여기에 대해서 조금 이제 태권브이 같은 작품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와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용경빈

얘기를 듣고 보니까 굉장했군요. 그런 사회상을 다 반영할 정도로, 잘 몰랐는데. 

그래서 그런가요? 이 태권브이에게 뭐 사람한테 주어지는 주민등록번호 같은 그런 번호가 있다고요?

  

하재근

국민 캐릭터니까, 지자체에서 그런 걸 부여했는데요. 

태권브이 같은 경우에 로봇이기 때문에, 760724-R060724, R이 로봇이란 뜻이고. 

그다음에 또 다른 국민 캐릭터 둘리, 지금 서른세 살 됐는데, 830422-1185600, 

그리고 하니는 850101-2079518 서른한 살. 이런 국민 캐릭터들의 나이가 지금 다 30대, 40대가 되어가고 있는 거죠,

태권브이 같은 경우에는. 왜 국민 캐릭터가 10대는 없고 20대는 없는가, 

그러니까 지금 아동용 단편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이 우리나라 국산 애니메이션이 

거의 지금 굉장히 위축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 우리가 아동용, 꼭 아동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극장 장편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우리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앞으로는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용경빈

그렇죠. 좀 그런 점들이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고요. 

자 뭐 이렇게 요즘 추억 얘기 많이 하고 있는데 지난주에도 김영만 아저씨 얘기 하지 않았습니까? 

요즘 뭐 이렇게 추억을 되살리면서, 떠올리면서 이유 있는, 

그러니까 어린이 말고 어른이, 키덜트들의 이유 있는 반항이라고 해야 될까요? 

뭐라고 그러죠, 피규어? 이런 것들 많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 

  

하재근

네, 키덜트들의 시대인데, 2040, 이 나이대가 어른인 듯 어른 같지 않은, 

아이의 취향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그래서 얼마 전에 어느 햄버거 체인점에서 그 장난감, 

옛날 애니메이션 장난감을 준다고 했더니, 사은품으로. 

어른들이 거기 가서 줄을 서고, 장난감 대란이 일어났었는데, 

우리나라 지금 그래서 태권브이 피규어도, 서른아홉 살을 맞이해서 

5미터짜리 피규어가 지금 피규어뮤지엄에 전시가 되고 있는데, 

피규어라는 것은 정교한 캐릭터 인형을 말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어른 장난감인데, 이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서 

앞으로 1조 원, 2조 원 시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런데 문제는 이쪽 분야의 캐릭터가 너무 해외 캐릭터로 치중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우리나라의 컨텐츠의 대응이랄지, 장난감의 어떤 고급화, 이런 노력도 굉장히 시급해 보입니다. 

  

용경빈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키덜트에 피규어, 

이 정도는 솔직히 좀 아름다운 얘기라고 볼 수 있는 것 같고요. 

요즘 아이들의 장난감은 이렇지 않거든요. 

  

하재근

요즘 아이들 장난감이 등골 브레이커, 부모님의 등을 휘게 하는, 그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장난감을 아이들이 막 사달라고 하면 모든 부모님이 일제히 가서 그 장난감을 사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특정 주제의 장난감이 품귀 현상이 일면서 가격이 폭등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지금 나타나고 있는데, 

작년부터 또봇, 파워레인저, 티라노킹, 카봇, 요괴워치, 터닝메카드, 주기별로,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가 애니메이션이 많고 풍성하면 아이들이 누구는 이거 좋아하고 

누구는 저거 좋아하고 이럴 텐데, 애니메이션 자체가 드물다 보니까, 

모든 아이들이 일제히 하나만 좋아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은 요즘에 제일 걱정하는 게 우리 아이가 또 어디 가서 따돌림 당할까봐, 소외당할까봐, 

그러니까 유치원 가서 다른 애들이 이걸 갖고 논다고 하면 우리 애도 사줘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모든 부모님이 다 그걸 사려고 하니까 여기에 상술이 끼어들면서 

이제 원 가격의 두 배, 세 배, 네 배까지도 받으려고 하고, 그리고 끼워 팔기, 

인기 없는 걸 끼워서 사라고, 2만 원짜리에 4만 원짜리를 끼워서 팔려고 하고, 

상술이 끼어들면서 부모님만 지금 힘든 상황이 된 건데, 

지금 부모님이 너무 아무 생각 없이 자녀한테 자녀들에 대한 사랑과 걱정을 장난감으로 표현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런 부모님의 애타는 심정을 이용해서 상술을 부리는 이런 식의 악덕 상술, 

여기에 대해서도 우리가 조금 시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용경빈

아마 오늘 이 방송 보신 어머니들 격하게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아까 시작하면서 태권브이 얘기를 했었는데 태권브이가 

이렇게 국민적 추억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때는 분명히 추억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그런 배경이 됐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어른들이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는 데 방해를 하거나 

이런다면 멍이 들지 않을까, 좀 대외적인, 어떤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문별님 작가 hiphopsaddy@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