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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메르스 괴담' 유포 확산

사회, 공연·전시

문별님 작가 | 2015. 06. 01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와 밀접 접촉했다는 이유로 

집이나 시설에 격리된 사람들 수가 불과 이틀 만에 다섯 배나 늘어났습니다. 

또 조금 전에는 의심 환자가 사망했다는 속보도 들어왔는데요. 

이렇게 병이 확산될수록 사람들의 공포도 커져 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SNS상에 떠도는 이른바 ‘메르스 괴담’에 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얘기해보겠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자 뭐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지금 SNS가 굉장히 떠들썩합니다. 

메르스에 대한 괴담이 막 퍼져나가고 있는데, 일단 좀 하나 하나 정리를 해보죠. 

어떻게 된 겁니까?

  

하재근

메르스에 대한 괴담이 지금 상당히 많이 퍼져 있는 것이, 

이것이 호흡기를 통해서, 공기 중에 전염이 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거죠. 공기 중으로 전염이 된다고 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나갈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포를 가지고 있는데, 그렇게 전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인 접촉이 있을 때만, 

접촉을 통해서만 전염이 된다는 거고, 그리고 또 하나는 인터넷 게시판이나 댓글 창에 

굉장히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이 해외에서는 지금 한국이 긴급 재난 1호 상황이라고 이야기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모르고 있지만. 이게 많이 퍼져 나가고 있는데 이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용경빈

지금 저 오보들이 막 올라오고 있는 거죠?

  

하재근

네, 그렇죠. 그리고 또, 저런 식의 이야기들이 뭐가 나오는 거냐면, 

어느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타나서 그 병원이 지금 중환자실이 격리가 되고, 폐쇄가 되고, 

사람들이 지금 병원 근처로 가면 안 된다, 이런 식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사

실은 그 병원은 멀쩡히 영업을 잘 하고 있다는 거죠. 침상 하나만 지금 소독을 한 상태라고 하는 거고, 

그 외에도 또 황당한 괴담이 정부가 지금 3차 감염자를 숨겨 놓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괴담이 나오고 있는데 국민들이 이런 사건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는 건 좋지만, 이렇게 자극적인 소식들에 너무 이렇게 휩쓸리면 곤란하겠습니다. 

  

용경빈

듣기만 해도 정말 오싹해지는, 괴담이어서 어떻게 보면 다행일 정도인데, 

사실 이런 유언비어들은 뭐 신종 플루라든가 얼마 전에 에볼라라든가

이런 알지 못한 질병들이 발생할 때마다 좀 많이 퍼져 나왔거든요.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하재근

유언비어가 자꾸, 우리나라가 괴담 공화국이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언비어, 괴담이 툭하면 지금 퍼져 나오고 있는데, 유언비어는 불신과 불안을 먹고 자랍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일단 불신이 너무 만연해 있다는 거죠. 

정부, 국가, 공적인 정부를 국민들이 쉽사리 믿지를 못하는 겁니다. 

이번 같은 경우에도 정부가 처음에 마치 별일이 아니라는 듯이 전염성이 별로 높지 않다는 듯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시간이 좀 흐르고 나니까 어느 새 환자는 18명이 됐고 지금, 

격리 대상이 682명이 되어 있고, 이런 식으로 일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심지어 어느 환자는 별로 제재도 받지 않고 중국으로 출국을 했다고 하지 않나, 

이러다 보니까 이 당국이 과연 제대로 이 사태를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 국민이 당국을 믿고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한 불신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거고, 상황이 불신이 커지면 그다음에 불안이 생겨나는데, 

불안이 생겨나면 인간은 불안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 소문을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유럽에서 페스트가, 흑사병이 막 퍼져 나갈 때 유럽 사람들이 불안하다 보니까 

이것은 모두 다 유대인 탓이다라고 해서 유대인 사냥을 하기도 하고, 

도쿄 대지진 당시에 도쿄 사람들이 불안하니까 이것은 다 재일 조선인의 음모 탓이다라고 해서 

조선인들에 폭력을 가하기도 하고 등등등 역사적으로 계속 반복됐던 일인데, 

결국 이런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역시 정부가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유언비어도 방지할 수 있을 겁니다. 

  

용경빈

자, 어쨌든 이렇게 유언비어가 퍼져 나가는 건 정말 좀 막아야겠는데, 

그렇다면 이렇게 퍼뜨린 사람들을 처벌할 수 있는 기준들이 있습니까?

  

하재근

네, 정부는 지금 강력하게 유언비어 유포자를 수사해서 엄벌에 처하겠다고 하는 건데, 

유언비어 유포자에 대해서는 형법상 업무방해죄, 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를 적용할 수 있는데, 

문제는 특정인, 특정 기관, 이렇게 피해자가 특정될 경우에는 이런 죄를 적용할 수 있지만, 

막연히 불안을 조성하는 글에 대해서는 과연 죄를 물을 수 있을 것인가, 

법적으로, 여기에 대해서 지금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어쨌든 그런 논란과는, 법적인 논란과는 별개로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섣불리 이런 소문에 휩쓸리면 절대로 안 된다는 원칙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 

어떤 극단적으로 위험한 소식을 들었을 때 그것을 내가 ‘아, 이렇게 위험한 게 정말 사실인가?’ 

확인을 재차, 삼차 해야지, 확인도 하지 않고 ‘이 소식을 빨리 내가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겠다’고 하면서 

SNS에 글을 올리고, 이런 행태는 절대로 하면 안 됩니다. 잘못하다가는, 그러다가는 이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거고, 

그리고 국가 입장에서는 국민을 처벌하기 이전에, 국가가 먼저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행정을 잘 해야 되겠다. 

국민들한테 공개할 건 제대로 공개하고, 대처는 분명히 하고, 그

런데 지난번 세월호 사건 때도 그렇고 이번에 메르스 사태도 그렇고, 

우리 국가가 뭔가 좀 특별한, 전혀 예기치 못했던 특별한 사태가 터졌을 때 

그 대처 능력이 거의 좀 낙제 수준이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들고 있어서, 

빨리 국가의 어떤 행정 능력, 이런 것들에 대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경빈

맞습니다. 근거 없는 얘기들이 퍼져 나가면서 사람들을 자꾸 동요시키는 건 빨리 막아야겠지만, 

그 전에 방금 말씀하신 대로 비단 안심하라고, 믿고 기다리라고 말했던 정부인만큼, 

뭔가 좀 이런 괴담 유포자들 잡기 전에 정부가 먼저 좀 믿을 수 있게 좀 만들어줘야겠습니다.

  

하재근

국민과 정부가 다 잘해야 되는 거죠.

  

용경빈

그렇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문별님 작가 hiphopsaddy@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