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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10대들의 '욕설 문화'

사회, 문화, 공연·전시, 중등

문별님 작가 | 2015. 05. 04

[EBS 저녁뉴스] 

용경빈

네,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자 오늘은 좀 청소년들의 문화와 관련된 얘기인데요. 

그중에서도 좀 안타까운 얘기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주말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욕을 그렇게 잘하는 고등학생이 출연을 했는데 

그게 좀 화제가 되고 있어요. 어떤 일인지 이것부터 좀 설명을 해주시죠. 

  

하재근

네,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학생이 출연을 했는데, 일상을 보여준 거죠, 프로그램에서. 

그랬더니 친구들과 대화할 때 욕설을 하는 것은 물론, 

집에 들어왔을 때 동생하고 대화를 할 때도 욕설을 하고 심지어는 어머니하고 대화를 할 때도 욕설을 해서, 

이것은 상황이 너무 심각한 것이 아닌가라고 많은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던 사건입니다. 

  

용경빈

그렇군요. 안 그래도 제가 좀 찾아보니까, 

이게 방송된 이후에 굉장히 많은 기사도, 많이 나오기도 하고, 화제가 된 것 같은데요. 

이렇게 지금 말씀해주신 대로 10대 아이들의 상황을 좀 살펴보니까, 

이 아이들이 쓰고 있는 욕설 문화가 지금 굉장히 심각하더라고요. 어느 정도입니까? 

  

하재근

그러니까 조금 전에 말씀드린 그 프로그램에서도 

이 학생만 욕설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학생의 친구들이 다 욕설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친구들끼리 대화를 할 때 욕설을 안 하면 대화가 성립이 안 될 정도로, 

그래서 과거에는 우리가 일부 일탈 학생들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욕설을 주로 했다면,

이제는 평범한 학생들까지 모두 다 욕설을 하는 시대가 아니냐, 

그래서 최근의 한 교사가 인터뷰한 것에 따르면, ‘이제 학생들한테 욕은 일상어다. 

하나의 은어가, 10대들만의 은어가 됐다’, 그런 식의 표현도 했고, 

 

2011년에 한국교총하고 EBS가 중학생, 고등학생 4명의 윗옷 주머니에 녹음기를 달아놓고, 

등교 후부터 점심시간 때까지, 오전 시간 동안 한 모든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분석을 했더니 

오전 시간에 194차례, 평균 1명당. 194차례가 나왔는데, 

오전이라는 게 결국 1교시, 2교시, 3교시, 4교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업을 하지 않은 그 이외의 시간 동안 대화했을 시간을 계산해보면 

결국에는 많아야 한 시간 정도일 것이다. 

근데 그 사이에 194차례면 그야말로 입만 열면 욕설이 터진다고 볼 수가 있는 거고, 

2011년에 한국교총이 조사한 것에 따르면, 초중고생 응답자의 72.6%가 욕설을 한다고 응답을 했고, 

그리고 욕설을 한 학생 중에서 남학생 32%, 여학생 26%가 아예 습관적으로 욕설을 한다고 대답을 했는데, 

그 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지금 청소년들의 욕설 문화가 훨씬 심각해졌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용경빈

네, 조금 전에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자막도 나갔지만 75초꼴로 욕을 사용한다.

  

하재근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용경빈

그렇기도 하고, 70%가 넘는 아이들이 욕을 말에 섞어 쓴다면, 

이 얘기는 바꿔 얘기하면 어떻게 보면 욕을 안 섞어 쓰면 대화가 안 된다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애들이 욕을 사용하게끔 된 겁니까? 왜 쓰는 겁니까?

  

하재근

청소년들이 지금 정서적으로 너무나 벼랑 끝까지 몰려 있다는 거죠. 

여러 가지 자신들의 인간적인 욕구라는 것이 입시 경쟁 같은 것들 때문에, 

입시교육이라든가. 좌절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까 정서적으로 황폐해지고, 

또 학생들이 학교공동체라든가 가족공동체가 붕괴됐기 때문에 고독할 수밖에 없고, 

또 어른들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자존감은 하락하고, 이런 상태이다 보니까, 

또래 집단과의 관계를 통해서 위안을 받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또래 집단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과정에서 

욕이라는, 욕설이라는 특별한 표현이 등장을 하는 것이고. 

요즘 학생들이 홀로 낙오되는 것에 대한 공포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친구가 쓰는 말을 나도 써야 된다, 그리고 또 요즘 학생들이 약자가 눈에 딱 보이면 

집단적으로 왕따를 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약자로 낙인찍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기 위해서 욕설을 하는, 이런 식의 어떤 문화 때문에, 

결국에는 청소년들의 욕설 실태가 심해지는 겁니다. 

  

용경빈

자, 지금 잠깐 나가고 있는 영상 잠깐 보시면요, 

계속해서 삐, 삐 처리가 되고 있는데, 

이게 이제 아무래도 욕설이 나오는 때를 처리를 한 거거든요. 

뭐, 정말 1분 사이에 몇 번 이 삐 소리가 들리는지 모를 정도예요. 

그런데 이제 아까 제일 처음에 얘기했던, 욕을 해서 이제 화제가 됐던 그 여고생, 

아이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의 하나가 지금 얘기도 해주셨지만 

욕을 하면 강해보이고, 강해보이면 나쁜 아이들이 나를 괴롭히지 않게 된다, 이런 얘기가 좀 있더라고요. 

이 얘기는 좀 아픈 현실을 반영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이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는지 좀 간략하게 짚어주시죠. 

  

하재근

학생들이 아무 생각 없이 욕을 하고 있는데, 

그 욕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지금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한 교육기관에서 청소년들한테, 학생들이 쓰고 있는 욕의 의미를 가르쳐주니까, 

그중의 많은 학생들이 욕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특히 저학년 때일수록 이런 효과가 크다고 하니까, 

학교 현장에서 욕설의 뜻을 학생들한테 이제는 좀 가르쳐줘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들고. 

사회 일각에서 학생들의 욕설이 큰, 별 문제가 없다, 

이것은 폭력도 아니고 청소년들만의 또래 문화로 봐야 된다고 안이하게 보는 시각도 있는데, 

이게 그렇게 안이하게 볼 문제는 아니고, 욕설이 분명히 언어폭력의 일종이고, 

이것이 발전하면 10대 폭력으로 나아갈 수가 있고 폭력에 대한 둔감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우리 사회가 여기에 대해서 엄중하게 대처를 해야 

욕설 문화를 조금 줄여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용경빈

그렇겠습니다. 정말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주변에서 쓰니까, 

나도 모르게 쓰게 되고. 안 쓰면 나만 좀 이상해질 것 같고. 

좀 바르고 고운 말을 쓸 수 있는 

우리 어른들의 문화부터 좀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드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문별님 작가 hiphopsaddy@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