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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가는 아이들

교육, 유아·초등

이수민 기자 | 2014. 03. 05

빌딩숲에서 사는 아이들을 자연 그대로의 진짜 숲에서 뛰어놀게

할 수 있다면..... 학부모들이라면 이런 생각 한 번쯤 하셨을 

텐데요. 최근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생태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경우는 어떻게 숲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을까요. 이수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산길을 오르는 꼬마들.

  

새 소리를 배경음 삼아

친구들과, 선생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대나무 숲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씩씩하기만 합니다.

  

"대나무 타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이곳은 일본 오사카의 숲 유치원.

건물이 따로 없습니다.

  

나무로 둘러싸인 이곳 전체가

바로 유치원입니다.

  

나뭇가지로 화관을 만들고

움직이는 무당벌레 잡기에 열중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흐릅니다.

  

이처럼 숲에서

살아있는 생생한 교육이 가능한 건

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입니다.

  

학부모 봉사단이 

교사들과 수업 내용을 협의하고,

돌아가며 진행도 맡는 등

유치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츠모토 마이코 / 학부모

"학부모들이 봉사활동으로 민들레 도서관과 

모닥불 당번을 돕고 있습니다."

  

일본 고베의 또 다른 숲 유치원.

노란 다리를 건너면

나무로 둘러싸인 등산길이 펼쳐집니다.

  

친구와 손을 꼭 잡고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저절로 유대감이 생기고,

지나가다 멈춰 선 자리는

그대로 아이들의 놀이터가 됩니다.

  

아홉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는 총 네 명.

  

이들 중 절반은 임금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입니다.

  

나머지도 일반 유치원 교사에 비해

4분의 1 수준의 월급만 받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어린 시절 숲을 통한 생태교육의 중요성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자와 슌사쿠 교사 / 네이처매직 숲 유치원

"월급은 일반 유치원 선생님에 비해 반의반밖에 받지 않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며 성장을 보는 일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큰 가치입니다."

  

일본의 숲유치원이 이처럼 운영되는 까닭은

정부 지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건물 내에서의 안전성을 요구하는

정부 규정 탓에

일본의 숲 유치원은 모두 

정식 유치원이 아닌 비인가 형태입니다.

  

하지만 현재 파악된 숲유치원만

100여 개가 넘을 정도로

일본 전역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의 적극적인 헌신이

뒷받침되기 때문입니다.

  

각종 민간단체의 후원도

유치원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와다 야스코 원장 / 동구리 숲 유치원

"정부에서 아직 인가를 받지 않아서 민간 비영리단체 회원들의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정부 관할이 아닌

비인가 형태로 운영하기에

교육과정에서의 자율성을

보장받는 장점도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노자와 슌사쿠 교사 / 네이처매직 숲 유치원

"인가를 받아 틀이 정해져 버리면 그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활동이 불가능해 숲 유치원의 자유가 줄어드는 것이 

염려됩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유아 교육은

정부 공통 과정인 ‘누리과정’의 틀에 포함돼 있습니다. 

  

전국의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같은 기준에서 ‘평가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숲 프로그램의 경우

일반 유치원에 맞춰진 평가 인증 체제 안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유아교육의 다양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힘들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장희정 박사 / 사단법인 '나를 만나는 숲’

"숲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우리나라 누리과정이라든지 

평가인증에서 연계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인정해 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은 의견을 모아내고…"

  

자연에서 구르고 뛰며

오감을 발달시키는 ‘숲 유치원’ 교육.

  

어린 시기에 인생을 이끌어 나갈

힘을 기르는 방법은, 

유치원 건물이 아닌 자연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E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이수민 기자 eye@ebs.co.kr / EBS NEWS